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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건너 나를 품다〉

고요 속, 다시 시작되는 숨의 자리

by 숨결biroso나

*작가노트까지 읽어 주심 감사드립니다*

(감사인사 들어 있어요)^^



〈새벽을 건너 나를 품다〉

고요 속, 다시 시작되는 숨의 자리



세상 모든 소리가 멈춘

가장 깊은 푸른 어둠.


창가에 기대앉은 고독은

오래된 꿈처럼 숨 쉰다.


별빛마저 숨죽인 적요 속에서

내 안의 투명한 고요가 맑게 울린다.


새벽은 오직 나를 위해

텅 빈 여백을 건네는 첫 문장.






새벽녘, 창문이 먼저 고요를 담는다.
밤의 여운이 가시기 전의 푸른 어둠 속에서
나는 세상보다 한 박자 먼저 오늘을 맞이한다.


창문 너머 희미한 빛이 스며들 때,
내 마음도 조금씩 깨어난다.
아직 몸은 담요 속에 있지만,
숨은 이미 내면의 고요를 향하고 있다.


따뜻한 찻물이 끓는 소리, 작은 불빛,
새벽은 언제나 고요와 침묵, 그리고 깨어남의 시간으로 다가온다.


손에 닿는 찻잔의 온기마저
나를 오늘로 데려오는 단단한 숨처럼 느껴진다


삶을 품는다는 건 아마 이런 게 아닐까.

누군가는 거대한 의미를 묻지만,

붙잡을 수 있었던 건 언제나 사소한 것들이었다.


아직 차가운 창틀에 맺힌 작은 이슬,
희미하게 움직이는 시계의 초침,
그 사소한 떨림들이 하루를 이어준다.
그 작은 것들을 품는 순간,
마음은 다시 살아난다.


글을 쓴다는 것도 결국 그런 일이다.
적히는 건 문장이 아니라,
잃고 싶지 않은 고독의 숨결이다.


새벽은 언제나 그 첫 문장을 건네왔고,
나는 그 문장을 흘려보내지 않고 붙잡아왔다.


어쩌면 글쓰기는,
이런 사소한 것들을 ‘품는 행위’에서 비롯된
가장 오래된 사랑의 형태일지 모른다.

열어둔 창으로 들어온 새벽의 공기가
내게로 와 조용히 스며든다.
데리고 온 깊은 고요는 방 안을 가득 채운다.


나는 그 고요를 품으며
아직 열지 못한 마음도 함께 열어본다.


새벽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 숨을 쉰다.
그 숨결을 품는 순간,
하루가 내 안에서 단단히 자라난다.


새벽을 품는다는 건 결국 나를 품는 일이다.
푸른 어둠 속에서 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다시 배운다.


오늘의 고요는 결심이 아니라,
삶이 건네는 다정한 선물이다.




"새벽을 품는다는 건,
소리 없는 고요 속에서 오직 나만이 만날 수 있는 내면의 숨을 놓치지 않고 받아 적는 일이다."



by《숨,그 결로 나를 품다》 ⓒbiroso나.




<작가 노트>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지 어느덧 4개월이 흘렀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 제 하루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그저 마음을 붙잡기 위해 썼던 문장이
이제는 누군가의 하루에 닿아 숨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 사실이 제게는 여전히 놀랍고,
무엇보다 감사한 일입니다.




https://brunch.co.kr/@kosaka/385


KOSAKA 작가님께서
제 첫 브런치북 《숨 쉬듯, 나를 쓰다》남겨주신 깊고 섬세한 서평을 읽으며 오래된 벅참이 되살아났습니다.


그 글이 제 안의 고요를 다시 불러내 주었습니다.
덕분에 ‘글을 쓴다는 건 결국 서로의 숨을 나누는 일’임을 다시 한번 배웁니다.


브런치 입문 한 달의 소회를 담았던 글들이

지금도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있었다는 사실이 참 고맙고, 울컥했습니다.


그때의 고백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거창한 목표보다 결국 글쓰기는 새벽의 숨결을 품고, 내 삶을 진심으로 마주하는 일임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그리고 매 글마다 마음을 건네주신
브런치의 독자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한 줄, 공감 하나가
저에게는 늘 새벽의 불빛 같았습니다.


그 빛 덕분에
저는 멈추지 않고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서툴고 느린 발걸음이지만,
4개월 동안 쌓아온 이 조용한 기록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오늘의 고요가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위로로 스며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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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듯나를쓰다 #삶의온도#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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