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고요한 숨결이 마음을 덮는 밤
창문을 반쯤 열어둔 채
불을 끄고 누웠다.
창밖에서는
풀벌레 울음이 가늘게 이어졌고,
멀리서 바람이
잎을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방 안은 어둡고
천장에는 작은 그림자 하나가
나뭇잎처럼 천천히 흔들렸다.
이불 위로
밤공기가 스며들었고
발끝이 살짝 시렸다.
이불을 한 번 더 당겼다.
그 누구도 나를 부르지 않고
나도 어디에 닿으려 하지 않았다.
그 밤,
나는 그저 그렇게
숨 쉬고 있었다.
이야기도,
계획도,
위로도 필요 없는 밤.
창문을 열어둔 채 잠드는 일.
그건 마음이
세상을 믿는 자세다.
풀벌레 울음 같은 고요한 숨소리가
당신 마음도
잠시 덮어주기를.
by 숨결로 쓴다 ⓒbiroso나.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는 수요일과 일요일 당신의 마음에, 조용한 쉼표 하나를 놓아드립니다.
<biroso나의 숨결 감성 연재>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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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목 《엄마의 숨》
화 /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화/ 토 《숨쉬듯, 나를 쓰다》
수 / 일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토 / 일 《말없는 안부》
일 / 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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