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조용했던 밤의 고백
밤이 깊을수록, 단어들이 또렷해졌다.
다들 잠든 시간, 아무도 없는 거실 한쪽에 조명을 켜고 앉아 조용히 마음을 꺼내듯, 손끝으로 문장을 옮겼다.
누군가를 깨우지 않기 위해, 나부터 먼저 조용해져야 했으니까.
나는 매일 이렇게 글을 썼다.
누가 읽어줄지 모르는 글을.
무엇에 쓰이는지조차 모를 문장을.
아무도 묻지 않아도, 내가 쓰는 이유를
나 자신에게는 증명해 보여야 했으니까.
언젠가 누군가에게 닿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결과일 뿐, 처음의 목적이 아니었다.
나는 다만, 하루에 단 한 문장이라도
‘진심’을 놓치지 않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
누구도 보지 않아도 쓰는 사람은,
결국 ‘누군가를 향해’ 쓰고 있는 것이다.
그 누군가는 때론 나였고,
때론 내 글 앞에 가만히 머물러준 어떤 사람이었다.
쓰는 일은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그러나 절대로 혼자서만은 아닌 방식으로 이어졌다.
어쩌면 ‘쓰는 나’라는 존재는
단지, 계속 쓰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의심하면서도 쓰고,
두려우면서도 꺼내고,
망설이면서도 매일 기록하는 사람.
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읽히지 않을지도 모를 문장’을 썼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지금 이 글은,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조용히 도착하고 있다는 걸.
"보이지 않는 밤에도, 내 안의 불빛으로 쓴다"
by 숨결로 쓴다 ⓒbiroso나.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되었어요. 발행했다 되돌린 글들도 많지만, 용기를 내어 6권의 브런치북을 꾸준히 연재하다 보니 어느새 70여 편의 글이 쌓여있었어요.
그 사이 감사하게도 제 글 앞에 발걸음을 멈춰주시는 독자님들도 조용히 생겨났습니다.
벅차오르는 가슴을 안고 브런치 글쓰기 한 달 후기처럼 이 시리즈를 쓰게 된 건데, 지난 화 글이 브런치 메인에 오르는 등 남겨주신 소중한 댓글들에 감사하면서 놀라기도 했어요.
사실, 많이 부끄럽습니다.
몇 년째 꾹꾹 마음을 눌러써오신 작가님들 앞에서
이제 겨우 한 달을 써온 제가 ‘작가의 여정’을 말하기엔,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아주 잘 알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저는 매일 나를 책상 앞에 앉게 한 그 마음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을지 모를 문장을
아주 조용한 마음으로 매일 써온 그 연습처럼,
이 글도 그렇게 꺼내어 봅니다.
부족한 저의 글에 공감해 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아무도 읽지 않아도 매일 밤 꺼내어 쓰던
그 조용한 마음에 대해 썼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읽히지 않아도, 진심은 결국 누군가에게 도착한다."
by 숨쉬듯 나를 쓰다 ⓒbiroso나.
《숨 쉬듯, 나를 쓰다》는 글을 쓰며, 숨 쉬게 된 여정을 담은 따뜻한 성장 기록입니다. 써 내려간 마음의 결을 따라 당신에게 도착하는 위로의 노트.
<biroso 나의 숨결 감성 연재>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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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목 《엄마의 숨》
화 /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화/ 토 《숨쉬듯, 나를 쓰다》
수 / 일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토 / 일 《말없는 안부》
일 / 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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