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이스터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혹시 오늘 아침, 스마트폰 알람에 맞춰 일어난 후 침대에서 유튜브를 보진 않으셨나요? 회사에 도착해서는 에어컨 바람 아래 점심을 배달시켜 먹진 않으셨나요? 우리는 기술이 가져다준 편안함 속에서 살고 있지만, 과연 그만큼 더 행복해졌을까요? '편안함의 습격'은 바로 이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현대 사회는 기술 발전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다. S&P500 상위 10개 기업 중 기술 기업이 아닌 곳은 버크셔해서웨이밖에 없을 정도로, 우리는 기술 분야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 인터넷만 있으면 원격 근무, 음식 배달, 심지어 원격 의료 상담까지 가능한 세상이다. 그러나 기술이 가져다준 편안함이 인류의 삶을 무조건 향상시킨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작가는 지적한다.
저자는 한 달간 북극에서 순록 사냥을 하며 극한의 추위와 배고픔을 경험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서 오는지 깨닫고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사냥한 순록을 동료들과 나누어 메고, 산등성이를 다섯시간 이상 걸어 45킬로 무게의 짐을 직접 지어 나르며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는 22도라는 '쾌적함의 거품' 속에서 살고 있다. 에어컨과 히터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어렵다. 문밖을 나서서 사무실까지 걸어가는 짧은 시간만이 우리가 실제 기온을 마주하는 유일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우리 몸은 질병과 온도 변화에 취약해졌다.
또한 수렵채집인들이 낮에만 음식을 섭취한 것과 달리, 현대인은 아침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먹는다. 이는 우리 몸의 자연적인 정화 작용을 방해하여, 오래 살지는 몰라도 건강하게 사는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게 만들었다.
*불편함이 주는 뜻밖의 선물
그렇다면 불편함은 왜 인간을 성장시킬까? 작가는 여러 예시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해녀 이야기가 인상 깊다.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에 걸린다는 의학 상식과 달리, 겨울철 해녀들의 체온은 34.7도까지 내려간다. 그들의 몸은 추운 환경에서 칼로리를 더 태워 체온을 유지하며, 그 결과 감기나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폐활량, 근력, 지구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예는 '따분함의 힘'이다. 1920년대 라디오, 1950년대 TV에 이어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며 따분함은 우리 삶에서 영원히 사라진 듯 보인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따분할 때 뇌는 '비집중 모드'가 되어 집중 모드로 전환할 최적의 준비 상태가 된다. 반면 스마트폰, 넷플릭스, 유튜브를 끊임없이 사용하는 행위는 뇌를 지속적인 '집중 모드' 상태에 두어 과부하를 일으킨다. 쉼을 위해 하는 행동이 오히려 뇌를 혹사시키는 셈이다.
*나만의 '불편함'을 찾아 나서는 용기
저자는 우리에게 불편함 속으로, 심오하고 깊이 있는 경험 속으로 선택해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우울증, 불안 같은 정신적 증상은 육체의 나태함과 관련이 있으며, '죽지 않을 정도의 고생'은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위기나 위험에 맞서는 일은 적절한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자존감 향상, 인격 형성, 심리적 회복력을 증진시킨다.
우리 모두가 작가처럼 알래스카 오지로 떠나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편안함이라는 '컴포트 존'을 과감히 박차고 나와 어떤 형태로든 불편함을 경험한다면, 인류가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잃어버린 것들을 몸소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불편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거창할 필요는 없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것. 익숙한 길 대신 낯선 골목으로 들어서 보는 것.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오늘도 침대의 편안함을 뒤로하고 달리기를 하러 나간다. 숨이 턱 막히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짜릿함을 느끼며, 자동차 생활로 약해진 하체 근육을 키우겠다고 다짐하면서.
나의 작은 '불편함'이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믿으며, 오늘도 나는 멈추지 않고 달린다.
당신의 작은 불편함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