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얼어도 물은 흐르듯...

by 지혜원


6.28 대출 규제 이후, 부동산 시장엔 한겨울 바람처럼 차가운 정적이 깃들었습니다.


오늘 반포 부사님과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급매물은 나오지도 않는데 급매 물건이 있는지 묻는 연락만 간간이 온다고 하시네요. 거래는 멈췄지만 집값은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런 강보합의 기운이 당분간은 이어질 듯한 예감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여전히 집을 꼭 사야만 하는 이도,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이도 있습니다.

시장은 각자의 사연과 선택으로 조용히 흐르고 있습니다.




며칠 전, 오랜만에 지인분과 통화를 했습니다.


따님이 집을 사야 하는데, 가용 자금이 10억인데 어느 지역 아파트를 매수하는 게 좋을지 조언을 구하시더군요. 따님은 얼마 전 결혼을 했는데 개원 준비까지 겹쳐 신혼집을 결혼 후에 마련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실행된 6.28 규제가 발목을 잡은 거죠.


이곳저곳 다녀봐도, 추가 대출 없이는 맘에 드는 곳의 집을 살 수 없다며 많이 속상해하셨어요. 지인께선 대치동에 거주하셔서 따님도 가까이 두고 싶어 하셨거든요.


따님 부부의 월 소득이 세후 4천만 원이나 된다니,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지만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답일 수는 없지만 제 나름의 의견을 드렸습니다.


따님은 소득이 충분하니, 실거주와 투자를 분리해 일단 토허제가 적용되지 않는 2 급지의 대표 단지 아파트를 갭으로 매수하고, 실거주는 월세로 거주하는 건 어떨지 조심스럽게 의견을 드렸습니다.


좀 상황을 지켜보며 적정한 금액의 전세 낀 매물이 나오면 매수 먼저 하고 그 사이 열심히 저축하면 2년 정도면 실거주할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10억으로 매수해 실거주까지 한다면 아무래도 인프라가 부족하고, 더 오를 여지도 크지 않은 애매한 구축밖에 선택지가 없을 거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인분께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라 했습니다.

어찌 보면 대출 규제 덕분에 비정상으로 상승하던 집값이 멈췄으니 소득 높은 따님은 2년만 잘 저축하면 바로 실거주도 할 수 있는데 얼나마 다행인가. 어떤 상황에서도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고요...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쉬움의 여운이 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능력껏 대출을 받아 자산을 불리고 싶은 마음, 정부가 막아서야 할 일인가 싶습니다.

이런 규제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강은 얼어도 물이 멈추지 않듯, 지금은 시장이 얼어붙은 듯 보이지만, 여전히 각자의 선택과 희망을 담아

조용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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