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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을 벗어던지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가장 소중한 나에게

by 나리솔
Illustration by Narisol



갑옷을 벗어던지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가장 소중한 나에게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완벽을 향한 끝없는 경주 속에서 살아왔어. 내가 언제나 완벽하게 짜인 구조여야만 한다고, 늘 단정하고 올바르며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지. 모든 실수는 경험이 아니라, 당장 내면의 처벌을 받아 마땅한 재앙으로 여겨졌어.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엄격하고 무자비한 심판관이었지.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 이러한 내면의 잔인함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그저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고,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삶은 우리에게 강철 같기를 요구하지 않아. 단지 살아 숨 쉬는 존재이기를 바랄 뿐이지.

조금씩 나는 부드러워지는 기술을 배우고 있어.
나는 나 스스로가 불완전해도 괜찮다고 허락해 줘. 때로는 느리게 느껴져도 나의 속도대로 나아가도 좋다고, 지치면 지친 대로 쉬어도 되고, 약속을 취소하거나 도중에 방향을 바꿔도 괜찮다고 말이야. 우리는 정해진 알고리즘대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잖아. 그저 자신만의 길을 더듬어 찾아가는 사람일 뿐이고, 잠시 멈춰 설 권리가 충분히 있으니까.

의심의 순간, 내 안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고개를 들 때면 나는 스스로에게 아주 단순한 질문을 던져.
"만약 내 소중한 친구가 이렇게 했다면, 나는 그를 비난했을까?"
물론 아니지. 나는 따뜻한 차를 내어주고, 꼭 안아주며 괜찮을 거라고, 모든 것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해줬을 거야. 나는 그에게 조건 없는 지지를 보내줬을 거야.
그런데 왜 우리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바로 우리 자신에게는 이러한 따뜻함을 거부할까?

진정으로 성숙한다는 것은 강인함이 아니야. 그것은 내면의 아이가 뭔가를 잘 해내지 못했을 때, 그 아이를 기꺼이 안아줄 수 있는 능력이야. 우리가 부드러워지면, 놀랍게도 세상은 더 이상 전장 같지 않게 되고, 우리에게 상응하는 따뜻함과 안도감을 되돌려 줄 거야.




가장 큰 착각은 자기 연민이 약함이자 스스로를 가엽게 여기는 것이라는 생각이야. 스스로를 가엽게 여기는 것은 이렇게 말해. "불쌍한 나, 너무나 불행해, 세상은 나에게 너무 불공평해." 이는 우리를 희생자의 역할에 가두지. 하지만 자기 연민은 적극적인 감정이야. 그것은 자신의 고통과 얼굴을 맞댈 용기, 그 고통을 인정하고 이렇게 말하는 용기인 거야. "그래, 힘든 일이야, 그리고 나는 이 어려움 속에서 나 자신을 돌볼 거야."


(크리스틴 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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