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날아온 그녀 5화
작은 키에 통통한 다이온은 고향을 생각하면 자주 눈물을 훔친다.
그녀의 고향은 해변과 가까운 작은 마을이다.
남편과 딸과 함께 그곳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한다.
호찌민에서 버스로 7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까마오.
그곳이 그녀의 고향이다.
잠시 눈을 감은 다이온은 마치 고향집 마당 어딘가에 서 있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어부였던 남편은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가 태풍을 만나 돌아오지 못했다고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바닷속 어딘가에 남편을 묻었어요.”
작지만 강단 있는 그녀는 딸을 한국에 유학 보내고,
자신도 한국 남성과 재혼했다.
한국에 온 지 3년......
아직 한국어는 서툴지만, 눈치와 경험으로 사람들 속에서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다.
유일한 낙은 유튜브다.
그녀는 그곳에서 타향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달래며 하루를 보낸다.
답답할 때면 번역 어플을 켜보지만,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세상이다.
주방에서 가장 힘든 일은 아마도 **‘소통’**일 것이다.
동료들과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도 마음을 다해야 하니까.
눈치로만 일할 수는 없기에, 별부장은 그녀가 빨리 한국어를 배웠으면 하고 바란다.
45세의 중년 여인에게 언어는 쉽지 않은 벽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나자, 단어 하나를 새로 배울 때마다 초등학생처럼 눈이 반짝인다.
그 모습을 본 별부장이 “몇 살이야?” 하고 장난을 치면,
다이온은 얼굴을 붉히며 다른 단어를 말한다.
여전히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다이온은 밥을 먹을 때도 한 숟가락을 떠서 ‘후후’ 불며,
“뜨거워, 뜨거워.” 하며 웃는다.
그 순수한 모습은 꼭 다섯 살 아이 같다.
별부장은 그런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콩나물을 보며 말한다.
“베트남엔 콩나물 없지? 콩자반도 없지?”
그러면 다이온은 “많아, 많아!” 하며 짧게 대답하고 환하게 웃는다.
정이 많은 그녀는 집에서 받은 선물을 종종 들고 와 함께 나눈다.
한국어 중 가장 자신 있는 말은 “맛있어요!”
그 말을 할 때의 밝은 목소리는 늘 주방을 따뜻하게 만든다.
가끔은 생각한다.
그녀의 삶이 언젠가, 정말 음식처럼 **‘맛있고 따뜻한 인생’**이 되기를 —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