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모...
갑자기 찾아온 가을 한파에 사람들은 두거운 옷을 움켜잡으면 종종걸음으로 출근에 오른다
가을 어디 갔지 하면 사람들은 연신 추워 추워를 외치면 주방으로 들어온다
별부장은 들어오는 반가운 얼굴들을 보며 한마디 건넸다.
“아, 벌써 출근하셨어요!”
3주 전, 사랑이 이모는 뜨거운 육수를 나르다 그만 미끄러져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었다.
넘어지면서 부딪힌 팔꿈치도 아직 다 아물지 않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을 하셨다.
“다치신 건 다 나으셨어요?” 묻자, 이모는 여전히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때 복자 팀장이 소리쳤다.
“정화, 다이온! 이리 와봐. 사랑이 아직 회복이 안 됐어.
무거운 건 아직 못 드니까, 너희들이 좀 도와줘야 해. 알았지?”
“네!”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화와 다이온은 분주히 움직였다.
불안한 마음에 직원들은 사랑이 이모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아, 이모 이건 제가 할게요.”
“이모, 이것도요. 무거운 건 무리잖아요.”
“괜찮아요, 이모. 우리 힘세잖아요.”
미안한 듯 머뭇거리는 사랑이 이모를 정화는 살갑게 도와주었다.
점심시간, 사랑이 이모는 병원에 입원했던 일을 조심스레 꺼냈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 부풀어 오른 살을 걷어내고 연고를 바르고…
그게 얼마나 아픈지 몰라. 매일 몇 번씩 드레싱을 해야 하니까, 미치는 줄 알았어.”
화상 상처는 정말 고통스럽다.
새살이 돋아도 한참을 아픔이 따라붙는다.
이모 얼굴엔 어느새 깊은 주름이 하나 더 늘어난 듯해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별부장은 속으로 조용히 기도했다.
‘제발, 다음엔 다치지 마세요.’
아니,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우리 모두 다치지 말자고 약속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