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부딪히는 술잔 사이로 정화의 눈물이 비쳤다.
옆자리에 앉은 다이온이 휴대폰을
내밀며 말했다.
언니, 우리 딸들이에요.
사진 속엔 해맑은 두 아이의 얼굴이 있었다.
근데 언니는…?
순간, 정화의 얼굴이 굳었다.
눈가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며, 그녀가 힘겹게 말했다.
나… 없어.
잔이 탁자 위에 내려앉는 소리와 함께,
주변은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모였다.
정화는 두 번의 유산을
겪었다고 했다.
그동안 마음속 깊이 숨겨왔던 아픔이
술잔을 타고 흘러나왔다.
누군가는 눈빛으로
위로를 전했지만,
그녀의 눈물은 그칠 줄 모르고
마른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복자 팀장이 조용히 말했다.
그만 울어, 정화야. 요즘 일 잘하더라.
고생 많아 앞으로도 잘해보자.
정화가 들어온 지 세 달.
마른 체형이라 처음엔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던 팀장이었다.
하지만 혼이 나도 씩씩하게 네 알겠습니다!
하며 차분히 일을 배워갔다.
이제는 자기 몫을 훌륭히 해내는 든든한
막내가 되었다.
나중에 신랑이랑 작은 가게 하나
여는게 꿈이예요.
정화의 말에 별부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땐 내가 단골 해줄게!
모두가 웃었지만,
그 웃음 뒤에는 각자의
상처가 있었다.
누군가는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아픔을 숨기고,
누군가는 그 상처를 견디기 위해
드러내기도 한다.
오늘도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팀원들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오고 가는 술잔에 정을 담아
서로를 위로하는 밤.
그렇게, 유성의 가을밤은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