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2005.03.15)
‘가장 훌륭한 시, 가장 아름다운 노래, 최고의 날들’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시인의 선언은 허무가 아니라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아직 걷지 않은 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인생은 다 쓴 노트가 아니라 빈 여백으로 가득한 공책임을 일깨워준다.
길을 잃는 순간,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우리는 방향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그 불안 속에서 오히려 진짜 나 자신을 마주한다. 낯선 길 위에서야 비로소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용기가 생기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을 향해 다시 나아간다. 끝나지 않는 이 여정이야말로 살아 있음의 증거이자, 미완의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가장 훌륭한 시는 계속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씌어진다는 것을. 길을 잃어도, 문장이 엉켜도 괜찮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그때야말로 새로운 문장이 시작되는 순간이니까.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은 문장이 되기를 바라며 — 오늘도 나는 지우고, 덧쓰고, 다시 쓰며 조금씩 나의 시가 되어간다.
by Nâzım Hikmet Ran
The most magnificent poem hasn’t been written yet
The most beautiful song hasn’t been sung yet
The most glorious day hasn’t been lived yet
The most immense sea hasn’t been pioneered yet
The most prolonged travel hasn’t been done yet
The immortal dance hasn’t been performed yet
The most shine star hasn’t been discovered yet
When we don’t know anymore what we are supposed to do
It’s the time when we can do true something
When we don’t know anymore where we are supposed to go
It’s the start when the true travel has just begun.
☞ 출처 - https://www.dwb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6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