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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지금 오는 이 별은

박규리-지금 오는 이 이별은

by 소걸음

29. 지금 오는 이 별은/박규리-지금 오는 이 이별은


지금 오는 이 이별은


이 나이에 오는 사랑은

다 져서 오는 사랑이다

뱃속을 꾸르럭거리다

목울대도 넘지 못하고

목마르게 내려앉는 사랑이다


이 나이에 오는 이별은

멀찍이 서서

건너지도 못하고

되돌이키지도 못하고

가는 한숨 속에 해소처럼 끊어지는 이별이다


지금

오는

이 이별은

다 져서 질 수도 없는 이별이다


― 『이 환장할 봄날에』, 박규리, 창작과비평사(2004.02.15)




박규리 시인의 「지금 오는 이 이별은」을 읽고, 내 목소리로 - 지금 오는 이 별은


지금 오는 이 별은


이 나이에 만나는 별은

저물어가는 것들 위에 내려앉아

나를 다시 밝히는 등불이다

오랜 길을 돌아 이제야 눈부시게 도착한

작고 환한 별이다


이 나이에 만나는 별빛은

두 팔 벌려 힘껏 안아

가슴으로 품으면

온몸이 환해지는

선물 같은 별빛이다


지금

오는

이 별은

더 이상 질 수 없는 별이다


그 별은

이 나이에 만나는 시(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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