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가 줄어들던 날, 나는 흔들렸다.
숫자 하나에 마음이 기운 내가 한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찬찬히 지나며 알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건 애초에 숫자로 평가받기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는 걸.
애초에, 글은 내 안의 목소리를 세상에 건네기 위해 시작된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라이킷 알림이 뜨면 마음이 설렌다.
그건 단순한 ‘좋아요’가 아니다.
내 마음이 누군가의 하루에 닿았다는 조용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 작은 증거 하나가 내 하루를 밝혀주었고, 그래서 여전히 소중하다.
글을 쓰면서
나는 글쓰기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라,
매일의 나를 단단하게 세워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브런치에 글을 하나씩 쌓으며
나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조금씩 배워갔다.
비행이 없는 5일의 휴무 동안
하루 종일 글을 쓰며 보낸 적도 있었다.
며칠간 끙끙대던 에피소드가 비로소 완성될 때,
그건 비행 하나를 마친 듯한 뿌듯함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건 나의 이야기였고, 끝까지 완성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쌓여가는 글들을 바라보는 기쁨은
집을 짓는 일과 닮아 있었다. 땅을 고르고 벽돌을 하나씩 올리듯,
기록이 쌓일수록 나만의 집이 조금씩 세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이 벽돌들이 모여
내 이야기가 담긴 하나의 멋진 집이 되겠구나!
글쓰기는 내 삶을 천천히 단단하게 바꾸었다.
일상에서 작은 글감을 찾게 되었고,
멀리 떨어진 가족들과도 더 자주 교감하게 되었다.
무심히 지나치던 풍경에 눈길을 주고,
예전엔 관심 없던 책의 표지를 들춰보게 되었다.
글을 더 쓰면서 비교하던 마음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대신, 내 안에서 자라나는 자존감을 바라보게 되었다.
글 한 줄 한 줄은 내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아직은 연약한 새싹 같지만,
언젠가 큰 나무가 되어 더 많은 바람과 비를 견딜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숫자가 아닌, 내 안에서 자라는 새싹을 바라보며.
그리고 그 새싹이 내일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