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트 66. 사막을 달리다, 심장을 밀어붙이다
정확히 2년 전 이맘때다.
2023년 7월,
나는 인생의 최고점을 경험했다.
그저 여행이 아니었다.
미국 대륙을 바이크로 횡단하는 15박 16일의 대장정.
시카고에서 시작해 **루트 66(Route 66)**을 따라
로스앤젤레스까지 4180km를 달렸다.
한낮의 아리조나.
기온은 섭씨 50도를 넘었다.
헬멧 속으로 쏟아지는 땀과
에어컨 하나 없는 도로의 열기.
달려도 달려도 바뀌지 않는 끝없이 직선으로 뻗은 길.
조금만 방심하면 졸음이 밀려왔고,
그 순간이 곧 사고와 맞닿아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달렸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숨이 가빠오는 순간에도
바람을 뚫고
페달 위에 나를 실었다.
그건 육체와 정신이 모두 극한에 도달하는 순간이었다.
그 모든 걸 넘어서고 나니,
어느새 눈물이 흘렀다.
그게 감동인지, 해냈다는 뿌듯함인지
혹은 단순히 살아있어서인지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이 여정은 혼자가 아니었다.
라이더들과의 유대,
도로 위에서 나누는 무언의 신뢰와 끈끈함.
함께 달린 멤버 중에는
셀럽 노홍철,
그리고 가수 비의 아버님도 있었다.
이름만으로 특별했던 건 아니다.
그들도, 우리 모두도
누구나 땀에 젖고 먼지를 뒤집어쓰며
그저 한 명의 라이더로
서로를 격려하고 웃으며 달렸다.
오늘,
구글 백업이 자동으로 보내준
그날의 사진 묶음.
땀이 뚝뚝 떨어지던 순간,
광활한 하늘과 붉은 대지를 배경 삼아 웃고 있던 나.
추억은 갑자기, 하지만 정직하게 찾아왔다.
그 여름의 바람과 열기,
그리고 무엇보다
그 여정을 해냈던 나 자신이
다시 마음속에 뜨겁게 되살아났다.
미국 루트 66 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