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림이 좋은 사람입니다
마음에 남는 건, 늘 말이 아니라 울림이었다
소리는 사라져도, 여운은 오래 머문다.
나는 울림이 좋다.
물리적인 소리나 진동이 아니다.
마음 깊은 곳에 닿아
한참이 지나도 잔잔하게 남아 있는
그런 여운 말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가만한 눈빛,
스치듯 건넨 손짓 속에서
묘하게 흔들리는 마음을 느낄 때,
그 감정의 떨림이 나는 좋다.
감정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되돌아오는 것
서두르지 않아도, 느리게 오는 진심이 있다.
특히 메아리 같은 사람이 좋다.
내가 먼저 말을 건넸을 때,
즉각적이지 않아도
내가 보낸 거리만큼
되돌려주는 사람.
감정이란 건
항상 빠르게 오가지 않아도 괜찮다.
다소 늦더라도,
내가 닿은 만큼
되돌아오는 그 미묘한 반응 속에서
나는 진심을 읽는다.
상호작용은 반응보다 마음을 주는 방식이다
받았다는 말 대신, 느껴졌다는 기척.
상호작용이란
내가 보낸 감정을
다는 아니더라도
반에 반만이라도 느끼고,
거기에 반응해 주는 일 아닐까.
그 작은 움직임이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마음을 오가는 길이 된다.
적당한 돼 바침,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감정의 되돌림이
우리를 연결한다.
결국 우리를 이어주는 건 말보다 조용한 마음
마음을 주고받는 일에는, 때로 침묵도 반응이 된다.
사는 동안
수많은 사람과 스치고,
또 스며든다.
하지만 진짜 마음이
마주 닿는 순간은 드물다.
나는 그 순간들을
‘감정의 교제’라 부르고 싶다.
말을 주고받는 것보다,
그 사이의 공백을 함께 느끼는 일.
그 사람이 보내는 조용한 반응 하나에도
“나, 잘 받았어요.”
그 짧은 울림이 마음을 녹인다.
우리는 결국,
울림을 통해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