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창업 생태계가 보여주는 전환의 방향
2024년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발표한 「지역 창업생태계 정례분석」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외곽의 창업 흐름에서 흥미로운 패턴이 보인다.
특히 포항·대구·울산 세 지역은 산업 기반, 정책 방향, 청년 창업자의 선택지에서 서로 다른 창업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글에서는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지방 창업의 최신 흐름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짚어본다.
포항은 이공계 연구 인프라가 강한 도시다. 포스텍, RIST 등 연구기관을 기반으로 한 딥테크 창업이 활발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년 포항에서 창업한 기업 중 기술 기반 창업 비중이 38%에 달했다. 전국 평균22% 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도 명확하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아 시장 진입 속도가 더딘 점
투자 네트워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스케일업 기회 부족
즉, 포항 지방 창업은 ‘좋은 기술은 많지만, 시장 언어로 번역되지 못한 상태’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구는 여전히 제조업 기반의 창업 비중이 크다.
섬유·패션, 기계부품, 자동차 연관 산업이 창업의 주요 분야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 직접 판매(D2C) 모델과 결합한 브랜드형 창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창업자의 40% 이상이 온라인 유통망을 기반으로 초기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지역 내 거래’ 중심에서 ‘온라인 직거래’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신호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제조 기반의 강점은 있으나, 브랜딩·콘텐츠 역량이 부족한 경우
자본력 있는 외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에 몰리는 경우
대구 지방 창업은 “기술 없는 브랜드도, 브랜드 없는 기술도 버티기 어렵다”는 교차점에 서 있다.
울산은 오랫동안 대기업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했다. 자동차·조선·화학 산업이 지역 경제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울산 창업생태계는 에너지·환경 분야의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KDI에서 “울산의 창업자 5명 중 1명은 ‘그린 에너지·친환경 소재’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지방 창업 트렌드가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의 전환기임을 보여준다.
울산의 지방 창업 과제는 명확하다.
대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 스타트업과의 협업 생태계를 얼마나 설계할 수 있는가
청년 창업자가 ‘대기업 납품’이 아닌, 독자적 브랜드·제품을 만들 기회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포항, 대구, 울산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된 문제도 드러난다.
투자 공백 : 기술은 있지만, 수도권 외 자본 유입은 여전히 부족하다.
브랜딩 약세 : 제조나 기술 역량은 뛰어나지만, 시장과 소통할 언어가 빈약하다.
정착 불안 : 초기 창업은 활발하지만, 3년을 넘기는 기업은 드물다.
즉, 지방 창업의 성패는 여전히 지원금이나 제도가 아닌 투자-브랜딩-정착 구조에서 갈린다.
포항은 기술 상용화와 투자 연계
대구는 브랜딩과 소비시장 확장
울산은 산업 전환기 창업 생태계 설계
이 세 가지 전략이 제대로 작동할 때, 지방 창업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된다.
“지원금 이후 무엇이 기다리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산업별 지역 전략으로 답해야 한다.
이니프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니프 현황과 카드뉴스는 [인스타그램]에서 이어집니다.
https://www.instagram.com/iinyf_elsew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