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
“선생님, 산소는 누가 발견했어요?”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아이가 물었습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저는 대답했죠.
“그걸 알아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 생각해본 적 있니?”
그날 수업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산소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저는 먼저 한 장의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림은 피터 에디님의 '공기'라는 책 속 한 장면이었습니다.
조지프 라이트의 〈공기펌프 안의 새 실험〉 —
18세기 어느 겨울, 유리 공기펌프 속에 작은 새가 갇혀 있습니다.
숨이 막혀가는 그 순간을, 라이트는 고요한 긴장감 속에 붙잡아 두었죠.
이 장면은 단순한 실험 기록이 아니라,
‘공기’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와 맞서 싸우던 인간의 호기심을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보일의 진공 실험, 그리고 과학이라는 새로운 언어가 막 태어나던 시기였죠.
몇 해 뒤, 런던 내셔널갤러리 한켠에서 그 그림과 마주했습니다.
너무 놀랍고 신기하여 그 저 멍하니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스쳐 지나갔지만, 저는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유리관 속 희미한 새의 깃털,
촛불 아래 반짝이던 과학자의 눈빛이
마치 나를 오래전 그 실험실로 데려가는 듯했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과학에서도 통한다는 것.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프리스틀리, 셀레, 라부아지에—
그들도 처음엔 공기를 하나의 존재로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은 마침내 그 안에서 새로운 기체, 산소(O₂) 를 발견했습니다.
공기를 분리하고, 이름 붙이고,
그 속에서 생명을 지탱하는 숨의 본질을 찾아내기까지
수많은 실험과 오류, 그리고 질문이 필요했습니다.
과학은 언제나 그렇게 발전합니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익숙하던 것이 다시 낯설어집니다.
그 과정을 견디며 배우는 것 —
그게 바로 과학이죠.
그래서 저는 믿습니다.
과학은 언제나 사실보다 더 큰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요.
다음은 제12화: 산소를 누가 먼저 발견했을까?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곁에 있는 ‘공기’
그 익숙한 존재 속에 숨겨진 산소의 비밀은
과학자들에게 오래도록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습니다.
유리병 속 새의 실험에서,
불꽃과 금속의 반응으로,
그리고 화학의 언어로 ‘공기’를 해석하려는 시도까지—
공기를 분리하고, 이름 붙이고,
세상을 새롭게 숨 쉬게 한 과학의 순간을 따라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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