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잃은 일상의 언어를 찾는 여정의 시작
아침이 오기도 전에 재하는 눈을 떴다.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또렷했다.
차가운 물로 긴 샤워를 했다. 찬물의 감촉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퍼지며 머릿속의 혼란이 서서히 정리됐다.
거울 속 얼굴은 낯설었다. 어제보다 단단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책상 앞에 앉은 그는 한참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노트북 전원을 켜자 커서가 깜박였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손끝이 조용히 움직였다.
‘나는 오늘, 아버지의 발걸음을 기록한다.’
기억은 먼 곳에서 흘러왔다.
학교 앞 골목, 운동장에 번지는 햇살, 종소리와 함께 스며든 그 시절의 공기.
그는 유년의 교실을 떠올렸다.
시험의 답은 외웠지만, 부당함을 상대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그가 자라온 세상은 ‘예의 있는 침묵’을 미덕으로 가르쳤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예의 속에 갇혀 있었다.
‘아버지가 상처받은 것은 법의 모순 때문이 아니었다.
법은 이미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그 법을 외면한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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