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지키소스 만들기

그리스가 그리워서 만들어본 기로스

by Sonny

첫번째 글은 뭔가 거창해야 할 것 같았다.


브런치에서 가끔 다른사람들의 글들을 읽으며 언젠가는 나도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야지… 생각했다.

그럼에도 선뜻 그럴 수 없었던 것은 나도 모르게 ‘글쓰기’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이 스스로를 짖누르고 있었던 것 같다.


3주전 나는 산토리니섬 페리사블랙비치에 까만 모래들 사이에 온몸을 파묻고 있었다.

뜨거운 햇살을 가리고자 모자로 얼굴을 푹 눌러 덮고 뜨끈한 모래속에서 땀이 송글송글 나는 느낌에 온몸을 휘감는 따끈함에 나도모르게 깜빡 졸았다.

휘날리는 모래먼지와 함께 한참만에 몸을 일으켜 온몸에 묻어있던 까만 모래들을 툴툴 털며 곧장 투명하고 맑은 차갑지만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한국이였다면 절대 입지 않을 비키니를 입고 커다란 튜브에 매달려 바닷물에 모든 걸 맡겼다.


“아 좋다”


한참을 바다에서 놀다 나와 강렬한 태양이 내 몸을 까맣게 태워갈 때쯤 슬슬 배가고파왔다. 마을에서 가장 맛집인 기로스집으로 출동. 허겁지겁 주문한 그릭샐러드와 함께 먹던 기로스플레이트는 여전히 맛있었다.


피타브레드에 그릭요거트와 잘게 썬 오이를 섞은 챠지키소스를 넣고 숯에 구운 돼지고기, 닭고기 등과 토마토 파프리카 감자튀김을 같이 넣어 타코처럼 말아서 싸먹는다.

아 역시 한국인! 싸먹는 야채와 고기와 탄수화물의 조합은 최고야!


한국에 돌아와 한달이 넘는 이번 여행의 여독을 풀며 김치찜 김치찌개 김치말이국수 김치파티를 벌이고, 시차적응을 핑계로 밤낮바뀐 생활을 며칠 하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이틀 연속 취미로 하던 축구를 다녀왔더랬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언니에게 마트에서 장이나 보자며 들러선 이미 내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고 있던 것들은 기로스 재료들.

물론 언니는 알아채지 못했다.


1. 오이를 얇게 채를 썰어 소금과 식초를 넣어 절였다. 15분 정도 채에 물을 빼내며 꾹 눌러 짜내길 반복 했다.

2. 잘 절여진 오이에 다진마늘을 넣고 플레인요거트 두통을 넣었다. 그릭요거트가 아니라 너무 묽었지만 우리집 앞 마트에서 그릭요거트는 찾을 수 없었다. 진지하게 요거트메이커 구입을 고민했다.

3. 레몬즙을 넣고 쉐킷. 끝.


1. 돼지목살을 한입크기로 썰고 다진마늘 파프리카가루 레몬즙 올리브오릴 각종 허브가루들과 소금후추를 넣어 재워두었다 팬에 구웠다.

2. 양파 풋고추 버섯을 같은 양념에 살짝 볶았다.


피타브레드는 없어서 부침가루를 이용해 비슷하게나마 밀전병을 만들었다.

그리스에서 먹었던 기로스들… 그립다.


이탈리아에서 먹던 아페롤스프리츠를 닮은 오렌지환타+레몬청스프리츠.


맛은 그럭저럭 그럴싸했다!

탄단지가 적절한 한끼였다!

페타치즈를 사서 그릭샐러드를 곁들이고 챠지키소스를 제대로 만들기 위한 그릭요거트메이커를 구입해 다시한번 재도전해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 근처 화훼단지에 들러 바질과 딜 화분도 구입해야할 것 같다.


음식이야기로 첫 장을 열어보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채워질지 나조차도 궁금하다.


하고싶은 말들은 많지만 다음을 위해 아껴둬야지.


오늘의 결론:그리스음식은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