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메디슨 빌딩.
컨저번씨 오피스가 있던 곳.
당시 크레딧 스위스 뉴욕 본사가 상주하고 있던 SL Green 소유 빌딩 중 하나,.
엘리베이터만 46대가 있는 큰 빌딩이었다.
로비는 상아색 대리석으로 반짝였고, 접수처 생화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턴스타일마다 양쪽에서 검은 정장의 직원들이 아이디를 꼼꼼히 확인했다.
15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두 번 돌면,
창고문처럼 생긴 곳을 지나 오피스 입구가 있었다.
길쭉한 구조로 한쪽 벽은 통유리, 25번가와 공원의 일부분이 내려다 보였다.
반대편 벽엔 메디슨 스퀘어 파크의 설치 미술 사진들이 액자에 걸려 있었다.
직원들은 거의 다 여자였고, 절반 이상이 유대계였다.
티파니가 한 명씩 소개해주고, 내 자리를 가리켰다..
문을 열자마자 오른쪽, 딱 들어오자마자 눈 마주치는 자리
오피스 어시스턴트가 앉을법한
감시당하기 좋은 자리였다.
면접 이후 제대로 본 내 상사 티파니의 인상은 강렬했다.
짙은색 머리, 올라간 눈썹, 안경 너머 선명한 눈빛.
딕션이 칼 같고, 목소리에 호소력이 있었다.
문화, 정치, 역사 모르는 게 없었다.
본인 왈 내성적 성격이라는데
그 누구와 어떤 주제로 자신감 있게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브루클린 태생의 리얼 뉴요커였다.
티파니가 내 책상 위에 열쇠 꾸러미를 던졌다.
청동색, 구릿빛, 은색...
가지 각색에 삶의 현장의 때가 뭍은 금속부치가 20-25개 정도 뭉뚝하게 걸려있었다.
내가 한 개 이상의 열쇠를 본 게 언제였는지
만지지도 않았는데 쇠독이 오르는 것 같았다.
"대부분 원본이예요. 잃어버리지마요."
그 키들은 공원 내의 유틸리티, 전기실, 사무실 문, 분수대 파이프실 등 열 수 있는 키들이었다.
티파니도 카하트 바지 허리 주춤 에 비슷한 더미를 차고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오퍼레이션 어소시에이트"라고 불리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물리적이었다는 것...
현타가 오려는 중 내 책상에 놓인 무전기에서 호출이 오갔다.
"앤서니, what's your 20?" (너의 20이 모야=where are you?)
"구역 1이요"
"구역 1 다 치웠어?"
"여기 비둘기 시체 있는데... 어.. 어찌하죠?"
"그냥 장갑 끼고 집어서 쓰레기 통에 넣어!!"
"으.. 못하겠어요 도와주세요..."
"그럼 삽이라도 갔다가 퍼서 버려!!!"
티파니는 거칠고 시끄러운 대화 속에 능숙하게 개입했다.
"무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서로 존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매우 단호했다.
열쇠꾸러미, 비둘기 시체, 삽...
내가 겪어본 적 없는 직업의 세계.
하얀 민소매 정장 바지를 입고 출근한 난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몰랐지
비둘기 시체는 레벨 1, 콧웃음 정도 꺼리라는 것을
Welcome to... 뉴욕 공원 라이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