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고를 당하다
Jun 10. 2025
30살에 처음으로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당 회사로 이직하고 수습 기간 평가 중이었다.
참 요구하고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은 회사였다.
회사가 직원에게 요구하는 모양이 딱 정해져 있어서,
나는 상당히 그 모양과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깎고 욱여넣으며 회사 모양에 맞춰가기 위해 노력했다.
두 달 반 정도 수습 기간이 지났을까.
어느 날 아침에 구글 인비테이션으로 알림이 도착했다.
‘수습기간 리뷰’라는 제목으로 인비테이션이 수신됐는데, 일정을 살펴보니 오늘 퇴근 30분 전 미팅이었다.
나는 갑자기 초대된 해당 미팅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팀장에게 해당 미팅에 관해 메신저로 문의했다.
말 그대로 수습 기간 리뷰이니 시간에 맞춰 참석하면 된다는 말이 전부였다.
이럴 때 사람의 촉이라는 건 정확하다.
특히 안 좋을 때의 촉은 확실하다.
나는 팀장의 메신저를 보고
단번에 “아 수습 기간에서 나를 탈락시키기 위한 미팅이구나.”를 느낌적으로 알 수 있었다.
회사 동기들과 친구에게 이 상황을 공유했다.
회사 동기들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에 같이 공감했고,
친구는 아직 미팅 전까지는 상황이 어떨지 모르는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카톡을 주었다.
나는 쓸데없이 긍정적인 친구의 말에 더욱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미팅시간이 다가왔다.
회사 동기들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미팅룸으로 향하자 눈빛으로 응원을 보내주었다.
나는 미팅룸으로 들어갔고 그 자리에는 세 명의 관리자가 앉아있었다.
미팅룸에 설치돼 있는 대형 모니터에 몇 주간의 나의 성적 데이터를 보여주며 팀장은 말했다.
몇 주간 동안 본인이 같이 코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 수습 기간을 종료해야 할 것 같다고.
설마 하며 예상했던 미팅이었지만
정말로 그 말을 듣게 되니 어안이 벙벙하고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매니저는 질문이 있으면 하라고 했지만 생각해 보면 질문할 게 있을 리 만무하다.
갑작스럽게 당일 해고를 당하는 중에 어떤 질문이 떠오를 수 있을까?
관계자 세 분은 준비된 해고였지만, 나는 준비되지 않은 해고였다.
이어 매니저는 HR 담당자와 내가 대화를 할 수 있게 나가는 것이 좋겠다며 팀장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나와 HR 담당자와 해고에 관해 대화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