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누아의 예배 시리즈 중에서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루카 7:37-38)
– 가장 고귀한 예배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드려졌습니다.
태어나 참으로 죄 많은 삶이었습니다.
내가 당신들처럼
조금은 단정한 몸가짐과
고른 치아로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었더라면,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가축처럼 들리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내뱉는 그 반짝이고 멋있는 말들처럼
들릴 수 있었더라면,
나도, 조금은 그대들과
같아질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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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허락되었던,
한 평생 작디작은 방.
그곳에서 나는
말을 잃은 지 오래되어,
더 이상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것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께서 오셨습니다.
한 평생, 사람의 다정한 온기라곤
경험한 적 없던 나에게,
그분의 발소리에서 스며든 다정한 온기는
곧장 내 마음에 들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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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바라보기만 해도 말로 담을 수 없는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은,
마치 갓 태어난 아기의 손을
처음으로 잡아보았던 날의
벅차오르고 따듯한 감정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물론,
그 빛을 형용할 만한 언어는
나에게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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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귀하다고 여긴,
향유를 담은 옥합 하나를 가지고 와
그분의 발에 붓습니다.
마치,
오래전에 잃어버린
소중한 마음을 찾아 닦아내듯,
그나마 내가 가진 자랑이라 여기는 긴 머리카락으로
그분의 발을 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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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시는 구원의 빛에
정말로 자격이 필요하지 않는다면,
부디 그 빛이 이 미천한 나에게도
스며들 수 있기를.
나는 압니다.
나의 삶이 너무도 부끄럽고 지은 죄가 많아,
이런 행위로 그분께 차마
구원을 요청할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지금,
내 생애 처음으로
내게 기적처럼 비춰진 한 줄기의 빛에,
드러나버린 내 안에 나조차 몰랐던
‘살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말 대신,
울음으로 엎드려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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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드릴 수 있던 유일한 것,
나에게 허락된 작은 예배를 드릴 때,
그분께서는,
내 안의 울음을 말없이 알아들으시고,
말이 되지 못했던 저의 존재 자체를
다정히 안아 위로해주셨습니다.
이것은, 생명을 향해 나도 모르게 내지른 손짓처럼—
나조차 몰랐던,
나의 처음이자 작지만 정성껏 차린 최후의 예배였습니다.
【'공명하는 인류 : 헤누아의 리듬'은 이제 《헤누아의 서》라는 이름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