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 워킹맘, 유리천정, 출산휴가, 경단녀, 그리고 난임
사무실 한쪽에서 바스락-케이크 상자가 열렸다.
달콤한 크림냄새,환한 박수
"역시 효자네, 둘째까지!"
진희도 손뼉을 쳤다.
그러나 웃음은 반박자 느렸다.
케이크 칼이 종이 접시를 긁는 소리가 부드럽게 이어졌다.
그때였다.
"김팀장은 언제쯤 좋은 소식 들려줄 거야?"
사무실 안 공기가 잠시 멈춘 것 같았다.
웃음을 지켰지만, 손끝은 서류철을 움켜쥐고 있었다.
찰칵— 닫히는 소리. 마음속에서 무언가 끊어졌다.
남은 케이크 조각이 달콤한 냄새를 퍼뜨렸다.
진희는 핸드폰을 켰다.
달력 위 붉은 동그라미 하나. '산부인과 예약일.'
그 순간, 크림 맛은 모래처럼 쓰게 변했다.
하얀 산부인과 진료실.
진희는 두 손을 무릎 위에 모았다.
"아무래도 산모님 나이가..."
의사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마치 '넌 아직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의자가 차갑게 등을 받쳤다.
주차장으로 걸어 나오자, 회색 바닥 위에 가을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진희는 핸드폰 화면을 켜다 말고, 문득 과거 한 장면이 떠올랐다.
"1년만 더 버티자."
결혼 초, 부엌 식탁에 마주 앉아 그렇게 말했던 날.
그 '1년'이 오늘까지 이어져 버린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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