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 외로움은 대물림된다.
저녁 9시.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
손이 먼저 움직였다. 화면을 뒤집어 엎었다.
벨소리가 이불 속에서 먹혀 들어갔다.
소리가 멎자, 방 안의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천장의 형광등 불빛이 바람도 없는데 흔들리는 것 같았다.
엄마와의 통화는 전투였다.
방어선도, 휴전도 없는 싸움.
“내가 너희 아빠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전화기 너머의 첫마디는 언제나 과거형 원망으로 시작됐다.
진희의 대답은 필요 없었다.
“이 날이 때껏, 나 고생한 거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 없어.”
숨 한번 고르지 않고 이어지는 푸념.
말끝마다 ‘없지’를 찍어 누르는 엄마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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