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 별님과의 첫 만남
퇴근길, 진희는 늘 할머니의 화원에 들렀다.
가게 문을 열면 벨소리가 맑게 울렸다.
그 소리만 들어도 하루의 고단함이 절반은 풀렸다.
“왔구나, 오늘은 왜 이렇게 얼굴이 피곤해?”
꽃다발을 묶던 할머니가 고개를 들었다.
진희는 어깨를 으쓱했다.
“버스에서 졸다가 종점까지 갔다 왔어요.”
둘은 서로 웃었다.
가게 안에는 은방울꽃 향이 은은히 퍼져 있었다.
하얀 꽃송이들이 작은 종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진희는 그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손끝이 꽃잎에 스치자,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졌다.
이곳은 바쁜 하루의 끝에서 잠깐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피난처였다.
문이 다시 열렸다.
맑고 얇은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할머니!”
작고 마른 몸에 커다란 눈망울.
머리에는 별 모양 핀 두 개를 꽂은 여자아이가 뛰어 들어왔다.
일곱 살쯤 되어 보였다.
“우리 별님 왔네.”
할머니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이의 이름은 별님이었다. 할머니의 손녀라고 했다.
별님이는 한 손에 바람개비가 달린 작은 헬멧을 들고 있었다.
눈이 반짝였다.
“할머니, 나 자전거 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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