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 별님이의 우주
오후 1시. 유림이의 부모 참여 수업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다.
그 시각, 그는 여전히 도로 위에 있었다.
휴대폰 배달앱이 울릴 때마다 망설임 없이 콜을 잡았다. 피자를 내려놓고 나오자마자 또 다른 국밥집 알림이 떴다. 땀에 젖은 장갑을 낄 새도 없이 핸들을 틀었다.
“한 푼이라 더 더 벌어야 한다.”
스스로 중얼거리며 악착같이 페달을 밟았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려면, 생활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면 멈출 수 없었다.
오토바이 박스에 음식 냄새가 뒤섞여 흘러나왔다. 국물의 뜨거운 열기와 튀김 기름 냄새가 헬멧 속에 갇혀 숨이 막혔지만, 그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전화가 울리면 곧장 이어폰을 눌러 “금방 갑니다”를 되풀이했다.
그러나 콜을 잡을수록 시간은 이미 늦어지고 있었다.
손목시계를 볼 때마다,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모 참여 수업’ 글자가 눈앞에 겹쳐졌다.
그때였다.
"쾅!"
후보자를 지켜보던 노을이가 낮게 탄식했다.
별님이는 정신없이 그 뒤를 따르며 사고 현장으로 날아갔다.
차가운 불꽃이 튀며 오토바이가 길바닥으로 미끄러졌다.
차선으로 밀려든 승용차가 그의 뒤를 스친 것이다.
몸이 휘청였다.
순간 땅바닥이 눈앞으로 돌진했다.
팔꿈치와 무릎이 아스팔트에 긁히며 불에 덴 듯한 통증이 번졌다
코끝에는 고무 타는 냄새가 확 스며들었다.
오토바이는 한쪽 바퀴가 뒤틀린 채 도로에 나뒹굴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연신 "죄송합니다!"를 외쳤지만, 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주변이 술렁이더니, 누군가 휴대전화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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