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꼭 챙겨야 할 제철 식재료 '무'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에는 식재료 선택에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날씨 변화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지고, 소화력이 약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하는 식탁 위의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가을 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자료에 따르면, 무는 기온이 낮아질수록 성분이 더 풍부해진다. 선조들이 ‘가을 무’를 ‘동삼’(겨울 인삼)이라 불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을에 파종한 김장용 무는 11월을 전후해 수확된다. 이 시기의 무는 다른 계절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을 보인다. 뿌리 윗부분인 근수부에는 청수색이라 불리는 푸른빛이 짙게 들어있으며, 전체적인 형질도 단단하다. 무릎에 힘을 주고 썰어야 할 정도로 밀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에 은은한 단맛이 돈다. 입안에 퍼지는 청량감 역시 계절 무 특유의 매력이다.
반면 여름 무는 상대적으로 무르기 쉽고, 단맛보다는 쓴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또한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무생채나 무조림처럼 조리 시간이 필요한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가을 무에는 항암 성분으로 알려진 글루코시놀레이트와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소화 효소인 디아스타제와 페루오키스타제가 많아 식후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가을 무의 단맛은 조리 없이 그대로 즐기기 충분하다. 특히 윗부분일수록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생으로 썰어 샐러드에 넣으면, 별다른 양념 없이도 은은한 달콤함이 느껴진다. 무를 채 썬 다음, 고소한 흑임자 드레싱과 함께 섞으면 아삭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진다.
여기에 제철 과일인 사과, 배, 복숭아, 참외 등을 함께 곁들이면 맛은 물론 영양소까지 보충된다. 무 자체가 수분 함량이 높고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가벼운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어울린다.
찬 바람 부는 계절에는 따뜻한 요리가 더 어울린다. 이때 가을 무는 무조림이나 무 수프 재료로 활용하기 좋다. 특히 무 수프는 대부분의 수프 레시피에 잘 등장하지 않지만, 가을 무 특유의 단맛 덕분에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통곡물빵을 곁들이면,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무는 손질 후 냉장 보관만 잘해두면 활용 범위가 넓다. 생무 형태로 오래 두면 맛이 떨어지기 쉬워, 필요한 양만큼 미리 채 썰어두거나 조리 형태로 나눠 보관하는 것이 좋다. 수분 손실을 줄이기 위해 밀폐 용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