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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에 피우는 사색의 꽃

여름 밤 깊어가니 / 달빛이 마르지 않아라 / 벌레 소리만 가득한데

by 월하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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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곡: 여름밤과의 만남

여름 후반,

뜨거운 낮의 열기가 가시고 황혼이 지면 밤공기가 스며든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바람이 책장을 넘기며

옛 시집 한 구절을 펼쳐 보인다.

"여름 밤 깊어가니 /
달빛이 마르지 않아라 /
벌레 소리만 가득한데 /
홀로 앉아 옛 생각하네."

이 시의 고요한 정취는 여름밤의 쓸쓸함과 낭만을 동시에 깨우는 듯하다.

현대의 나도 비슷한 정서를 담아 시를 읊어본다.

*더운 날의 잔해 위로 /
달이 흘린 이슬을 모으네 /

벌레들은 밤을 짓고 /
빛나는 그물망처럼 흩어진 기억을 줍네.*

여름밤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공간이다.

낮의 소란스러움이 사라진 자리에서만 비로소 들리는 목소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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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낭만의 파노라마 :
여름밤의 자연과 대화

낭만은 뜨거운 여름날이 남긴 여운 속에서 싹튼다.
이달은 여름밤의 정적을 시로 담아냈다.

"초여름 밤은 길어라 /
달빛 아래 벌레 소리 /

한가로이 흐르는 물소리 /

마음을 적시는구나."

이 시를 읽으면, 현대의 여름밤도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비록 벌레 소리 대신 에어컨 소리가 들리고,

달빛 대신 가로등 불빛이 비추지만,
여전히 밤은 사색을 부른다.

나는 오늘의 정경을 이렇게 담아본다.

*에어컨 소리 사이로 /
풀벌레의 흔적을 찾네 /
도시의 달은 흐리지만 /
창가에 맺힌 이슬은 옛날과 같아라*

자연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그 소리를 듣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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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색의 길목 :
여름의 시간과 기억

사색은 계절의 변화를 따라 흐른다.

여름 후반은 이미 가을을 예견하는 시기다.

옛 선인들에서도 여름의 덧없음이 드러난다.

"더위도 지나가리라 /
이제는 서늘한 바람이 /

문틈으로 스며드네 /
마음도 그렇게 시들겠지."

이 시처럼,
여름의 열기는 언제나 덧없다.

현대의 삶에서도 여름휴가의 기억은

금방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그 덧없음을 이렇게 표현해본다.

*여름은 사진 한 장처럼 /

반짝이고는 사라지네 /

아이스커피의 얼음이 녹듯 /

추억도 어느새 물이 되어.*

기억은 계절의 풍경과 닮아 있다.

선명하게 남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흐릿한 그림자처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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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정의 정원 : 여름밤의 일상

시는 특별한 순간뿐 아니라 일상의 틈새에서도 피어난다.

평범한 여름밤의 정경이
시로 탄생한다.

"달빛 아래 누워 /
부채질하며 노래 부르니 /

마음이 시원해지는구나."

이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내 나름으로 읽으면,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맡기며 /

스마트폰 빛에 얼굴 비추네 /

옛사람의 부채는 없어도 /

시원함은 여전히 시(詩)가 되네.*

낭만은 과거의 정취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 삶에서도 여름밤의 시원함은 여전히 아름다운 시적 소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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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종막 : 여름밤의 마무리

밤이 깊어갈수록 여름의 열기도 잠잠해진다.
모든 것은 조용히 스러져간다.

"새벽닭이 울면 /
꿈도 흩어지리라 /
달빛은 사라져가고 /
오직 서늘한 바람만 남네."

이 시를 마주하며,
나는 오늘의 여름밤을 이렇게 정리한다.

*아스팔트 열기가 식기 전에 /
별빛을 한 줌 담아두네 /

내일의 더위를 이기려 /
마음에 이슬을 조금씩 나눠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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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여름 후반의 밤은 낭만과 사색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옛 시인들이 남긴 시구(詩句)와 오늘의 내가 마주한 풍경이 중첩되며 새로운 의미를 낳는다.

시는 흘러가는 계절의 그림자
그늘에 앉아 /
옛사람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

어느새 나도 시(詩)가 되어 있네.*

나는 여름밤의 정적 속에서 고요한 시(詩)의 세계를 발견했다.

이제 그 시들을 모아,
가을을 기다리는 나도 마음의 정원을

가꿔갈 차례가 아닌지 벌레소리와 새소리에 알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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