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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국감 이슈] ②

맥 못추는 지방은행, 은행대리업 도입으로 겹치는 시름

by 뉴스프리존

디지털금융 확산에 ‘지방’ 특성화 약화···우체국과 오프라인 경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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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데 반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은행이 향후 오프라인 영업점 경쟁까지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은행대리업 제도 도입 때문이다. 은행 외 기관에서 예·적금, 대출 등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문을 여는 것이다.


이는 금융업의 디지털화 때문이다. 비대면·온라인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은행 영업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줄고 있어서 은행들은 운영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영업점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전국 6787개였던 국내은행 영업점은 2024년 5639개로 16.9%가 감소했다.


이러한 대면 영업점 감소는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금융거래 접근성 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도입하는 은행대리업 제도는 은행의 고유업무를 수행하는 점을 고려해 인가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별 업무망을 보유한 상호금융, 저축은행의 진입도 허용하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는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우체국이다. 우체국은 2024년 말 기준 전국 2500여개 영업점을 갖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은행의 입금·지급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 경험이 있기에 시범운영 사업자 진입을 허용할 예정이다.


제도 도입을 위해선 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연내 법개정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기간 소요를 감안해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근거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예고했다.


은행대리업 도입으로 시중은행은 오히려 전반적인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행의 경쟁력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은 지난 1967년부터 ‘1도-1행주의’ 원칙으로 10곳이 설립됐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쳤다. 경기은행은 한미은행에, 충청은행은 하나은행에, 충북은행과 강원은행은 조흥은행에 흡수합병되며 간판을 내렸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미은행은 한국씨티은행으로, 조흥은행은 신한은행으로 문패를 바꿔단다.


또한 지난해 6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변경하고 iM뱅크로 이름을 바꾸며, 현재는 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 등 5개 지방은행만 남아 있다.


그동안 지방은행의 경쟁력은 뭐니뭐니해도 지역민들의 충성도였다. 지역민들의 핵심 예금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은행을 비롯한 금융서비스 이용행태가 디지털·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며 이러한 충성도도 희석됐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조284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2.5%가 증가했다. 그에 반해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iM뱅크 등 5개 지방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316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0.9%가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경남은행이 22.4%가 줄며 타격이 컸다. 또한 광주은행(-7.9%)과 (-5.4%)도 역성장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은 0.1% 성장에 그쳤고, 전북은행이 3.4% 증가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만 22% 성장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는 게 시름이다. 지방은행 평균 연체율은 1.05%인데, 시중은행 평균이 0.3% 수준인 것을 감안하며 크게 웃돌고 있다. 고정이하여신(NPL)의 총액도 지난해 말 1조4523억원에서 1조9440억원으로 33.9%가 늘어났다.


후발주자인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본격적으로 흑자를 내기 시작하며 지방은행의 파이를 뜯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883억원을 기록하며 14%가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26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방은행 중 최대인 부산은행을 앞질렀다.


하반기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9월부터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되고 대출만기와 한도제한도 강화됐다.


이에 예대마진 의존도가 높은 지방은행은 이자이익 확대를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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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프리존(newsfree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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