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그 지독하고도 달콤한 단어에 관하여.

데스 앤 라이프걸 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작 선정

by 권정희

'휴먼(Human)'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단어다.

그리고 '휴머니즘'

은 내가 작품을 쓸 때마다 내 문장 속에 기어이 녹여내고야 마는 나의 진심이다.

[미스터리 + 휴머니즘]

이 조합은 자칫 차갑게 식어버릴 수 있는 사건의 현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나의 시그니처다.

지금까지 써온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내 고민의 출발점은 언제나 '사건'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로맨스를 쓸 때도, 미스터리를 쓸 때도

나는 장르라는 껍데기에 연연하기보다 그 안에서 숨 쉬는 인간의 맨얼굴을 치열하게 들여다보고 싶었다.


이번 작품 <데스 앤 라이프걸> 역시 그 고민의 연장선에 있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며,

누군가에겐 금기시되는 '자살'이라는 키워드를 미스터리라는 그릇에 담아내는 일.

그 서늘한 이야기 속에 휴머니즘의 불씨를 살려놓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길이 맞는 걸까?

수없이 자문하며 썼던 원고를 통째로 엎기를 여러 번.

안갯속을 걷는 기분으로 헤매던 시행착오 끝에, 다행히 나는 제법 옳은 방향을 향해 걸어왔던 모양이다.

사실 세상은 내 마음 같지 않다.

내가 아무리 심사숙고해 문장을 빚어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니까.

그런데 지난주, 그 기적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데스 앤 라이프걸>이 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

매달 쏟아지는 신간 중 '주목할 만한 도서'로 꼽혔다니.

"작가님, 고생하며 걸어온 그 길이 맞아요"라고 세상이 내 어깨를 툭 쳐주는 기분이었다.

'베스트셀러'까지는 욕심내지 않더라도(내심 바라긴 하지만),

적어도 전국 도서관 서가 어딘가에 내 이름 석 자 박힌 책이 꽂혀있을 거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졌다. 이 소박하고도 찬란한 기쁨을 동력 삼아,

나는 또 다음 인간의 숲을 탐험할 용기를 얻는다.



ps. 그나저나 왜 하필 브런치 연재 요일을 수요일로 정했을까?

과거 네이버 수요 웹툰이었던 <장미아파트 공경비>의 정기(精氣)라도 이어받고 싶었던 걸까.

매주 수요일마다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내면서

'연재 요일을 바꿔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나를 발견한다.

과거의 나에게 묻고 싶다.

"너, 수요일이 제일 바쁜 거 몰랐니?"

역시 인간이란, 아무리 탐구해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존재다. 바로 나처럼.

그나저나, 이 글을 올리는 오늘은 목. 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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