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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사소녀 Aug 28. 2024

04년생 소녀 -00-

나는 글을 쓰고 싶은 걸까요?

 처음에는 국어 교사로 시작한 목표가 출판기획자로, 인쇄직 군무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국어가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성적도 잘 나왔고요. 재미있게 돈을 벌고 싶다면 국어와 같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아하고, 잘하는 걸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최고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국어 수행평가를 했다면, 한 번은 해봤을 책 읽고 글을 쓰는 활동을 하면서 책에 재미를 가졌습니다. 이때부터 재미를 느끼던 것이 국어가 아닌 글을 읽는 행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필 국어가 좋았던 이유는 소설이 있기 때문이었겠죠. 본격적으로 소설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다 보니 취향도 더욱 자세하게 생겼답니다. 일본 소설입니다.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출판사도 생겼습니다. 모모 출판사입니다. 모모 출판사를 좋아하게 된 순간,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출판사 관련 영상을 챙겨보고, 관련 글도 정독을 했습니다. 출판기획자 관련한 책도 구입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책을 정말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근무하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적은 월급에, 작은 출판사라면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되어 근무 시간도 긴 편이라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며칠을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과연 내가 일본 소설을 다루지 않는 출판사에서도 온전히 책이 좋다는 이유로 근무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답은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이때부터는, 책이 아닌 일본 소설만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마냥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겠다는 걸 조금 늦게 알았습니다. 스스로 양보를 했습니다. 완벽하게 하고 싶은 일은 아니더라도 엇비슷한 무언가라도 하자고요. 그리고 양보한 만큼의 이득이 될 장점까지 챙기기로요. 그렇게 해서 찾은 목표가 인쇄직 군무원입니다. 인쇄는 출판과 엇비슷하며, 군무원은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뚜렷하니까요. 대학교 휴학까지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지텔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이미 준비가 끝난 상태였습니다. 가산점을 위한 전자출판기능사도 실기만 남겨둔 상태였습니다.


 실기 준비를 하는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재미있냐고 말입니다. 이렇게 준비해서 한 번에 합격해도 진심으로 좋을 것 같냐고 말이죠. 답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부터 지치고 무료함을 느꼈습니다. 합격해서 근무한다고 해도, 절대 오래 근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딘가 비슷한 주제 안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실기 준비한다고 연습 중이던 인디자인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보기로 했습니다. 국어 교사를 희망하던 고등학생의 저로요.


 아차 싶었습니다. 글을 읽는 행위가 아닌, 글을 쓰는 행위에 재미를 느끼던 건가 싶었습니다. 수행평가로도 읽고서 쓰는 활동을 했고, 스스로 책을 찾아 읽으면서도 결국은 제 생각을 남기는 기록장을 썼기 때문이죠.


 네,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글을 써보려고요. 목표가 자주 바뀌다 보니,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미래만 생각하면서 현재를 살 수 있겠어요. 과거를 보고 만든 현재가 미래를 더욱 예쁘게 만들어 줄 거라 믿고서, 그렇게 믿고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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