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을 함께한 베란다의 작은 시인에게의 헌시
곧 쓰러져야할 작은 몸에
난 어떤 인사를 해야하나
찬 바람은 속절없이 불어오고
네 가벼운 생명은 곧 꺼지겠지
한여름 달래준 밤의 울음이 잦아드는구나
언제나 무섭던 명멸의 순간
어린 시인은 그 일순의 끝을 맞이하면서도
명랑한 노래를 끊지 않네
사랑을 찾아 뻗은 너의 발걸음
어쩌다 높은 탑 구석, 혼자가 되었어도
그 사랑의 마음만은 절대 사라지지 않네
아 언젠가 내 여행의 가을이 오면
나도 너 떠난 덤불 따라 노래하리라
그 여름밤 네가 들려준
얼지않는 사랑마음 세상에 불러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