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같은 홍콩행 ~~
출발 예약이 아침이라 개고생 출발합니다. 바쁘게 다니느라 인천공항행 새벽세시 리무진들이 좌석이 한석도 남아있지 않아 집에서 세시에 로시난테를 타고 출발했어요.
사실 집에 자정이 넘어서 들어갔고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 아내에게 이틀 전에 그냥 미안한 마음으로 통보를 했었지요. 귀가 직전까지 정신이 없었던지라 짐도 미리 싸지 못하고 두 시간 동안 허둥댔어요.
진짜 도깨비방망이급으로 잡힌 겁니다. 마치 묵정밭을 산더미로 남았는데도 가서 갈아엎을 묵정밭이 산더미라~~ 빼박이 안 되는 처지였기에 아주 꿉꿉한 여정이랍니다. 단 3일의 촘촘한 일정이니 기대와 설렘보다 납덩어리만 잔뜩 달고 가는 기분입니다.
그런데다 잠 한 쪼가리 먹지도 못하니 이래저래 폭염만큼이나 지독한 여정입니다. 그래도 이제 공항이니 기분을 전환하고자 이렇게 흔적을 남깁니다.
방랑객이라 어디든 떠나면 긍정이 밑바탕이 있어 이렇게 궁시렁 속에서도 생경한 볼거리들이 눈에 들어오면 마냥 빠집니다. 홍콩, 이름답게 빠져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