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천장이 하얗다.
흰 천장이 보인다.
몸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간신히 눈을 돌려 보니 병실이다.
팔자 좋게 1인실을 차지하고 있다.
'아 맞지'
기억이 난다.
난 생각보다 어렸다.
남들이 보기엔 나는 한참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를 당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일 거다.
지금 날짜를 알 수 없어 지금 내 나이가 몇 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전등이 꺼져 있어서 방안은 어둡다.
흰 곳에 있다가 어두운 곳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
미소가 뜬금없이 지어진다.
그래도 살아있네.
적어도 내가 병실에 누운 지 몇 달은 지났을 거다.
창문 밖에는 눈이 오기에 이미 나는 너무 많은 시간을 날렸다는 뜻이다.
6개월이 지났을 수도 아니면 그보다 1년이 더 지났을 수도 있다.
이 긴 시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잠을 자고 싶다. 잠이 오지 않지만 잠을 자고 싶다.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
나는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
실수를 더 많이 하기는 했지만 노력은 했다.
과거를 회상할 때는 후회가 먼저 오는 게 당연하다.
병실은 소름 끼치게 조용해서 내 숨소리가 이 공간에서의 유일한 소음이다.
나의 존재가 참 어색하다.
눈을 감고 이 공간을 체험해 본다.
나란 존재가 참 어색하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나는 이상하게 살아왔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