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20대를 누구보다 기다렸고, 어떻게든 알차게 보내려고 했던 포부가 무색하다.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나는 3달 후면 서른이 된다.
다양한 영화와 콘텐츠에서는 서른에 대해서 다룬다.
그중에서도 내가 웹툰 중에 즐겨봤던 스물아홉 우리들
내가 이 친구들이랑 똑같은 스물아홉이라는 걸 인식한 것은 지난달이다.
진짜 어쩌다가 이렇게 지나간 거야?
스무 살부터 3번의 연애를 했고, 3번의 이별을 했다. 대학을 입학했고, 졸업을 했고 취직을 하고 이직도 했다.
그런데 여전히 나는 영어로 프리토킹을 구사하지 못하고, 여전히 날씬하지 못하며, 여전히 고민이 많고 불안하다. 그리고 여전히 사랑에 실패했고 역시나 슬프다.
맨날 일기장에만 글을 쓰는 나에게 한 친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일기는 물론 소설을 썼고 시나리오를 썼다. 블로그에도 다양한 글을 썼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왜 안 써? 써봐!
왜 나는 어딘가에 내 생각을 적기 두려웠을까?
인스타그램을 막 시작했을 때에는 주절주절 내 감상을열심히 적었다. 그렇지만 금방, 누군가 내 글을 읽고 비웃지는 않을까, 가식 떤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나에 대한 투머지 정보가 아닐까 하며 해시태그만 남기고 지웠다.
그런데 참 슬프게도 기록하지 않은 기억은 잊힌다. 그 사진을 찍고 즐거웠던 내 감상은 글이 사라지자 휘발되어 감정만 남았다.
마지막 이별을 하며 생각했다. 이제는 글을 써야지.
10년 동안 써 왔던 내 일기장을 펼쳐 들어 그간 내 지난한 기록을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확인해야겠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10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는지.
감정 말고 남아있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확인하고, 열아홉 나에게 스물아홉의 내가 해 주고픈 이야기는 없을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