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들
감정은 집에 두고 출근하라고 하지만, 그게 정말 가능할까?
“기분 상해도 티 내면 손해야.”
“회의 중에 감정 섞으면 분위기 망쳐.”
“직장은 감정이 아니라 성과로 말하는 곳이야.”
아마 많은 사람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이런 말들을 들었을 겁니다.
일터에서는 감정보다 논리가, 공감보다 효율이, 마음보다 태도가 우선이라고 배워왔죠.
그래서였을까요?
서운한 일이 있어도 말하지 않고, 억울했던 순간에도 그냥 웃고, 속이 뒤집힐 것 같은 회의 자리에서도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짖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진짜 프로처럼 보이는 방 법이라고 믿었는지도 몰라요. 감정을 드러내면 감정적인 사람으로 찍히고, 상처받았다고 말하면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까봐 조심스러 웠으니까요.
하지만 하루하루 쌓이는 감정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말은 삼켰는데 마음은 자꾸만 되새김질됐고,
‘그때 그 말’은 몇 날 며칠을 내 머릿속에 남아 반복됐어요.
나는 분명 참고 넘겼는데, 몸은 그걸 다 기억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 된 걸까,
아니면 그냥 감정을 포기한 사람이 된 걸까?”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어요.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 지는 건 아니라는 걸.
오히려 감정은, 조용히 쌓이고, 천천히 멀어 지고,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까지 벌려놓는다는 걸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이렇게 말하려고 합니다.
감정을 말하는 건 유난이 아니라 용기라고.
그리고 그 용기는 관계를 단절시키는 게 아니라, 더 진짜답게 연결해준다고요.
‘그 말, 좀 서운했어요’
‘그때 저는 좀 힘들었어요’
‘지금 불편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이런 문장들이 어색하지 않은 직장,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 관계, 서로가 조금 더 편안해지는 소통, 그런 세상을 위해 감정을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이야기는 감정적으로 말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을 인정하고, 정리하고, 부드럽게 전달하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입니다.
감정을 참는 법은 이미 충분히 배웠으니까,
이제는 감정을 활용해서 나답게 말하는 법을 익혀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는 감정을 말하는 걸 미뤘던 모든 순간을 안고,
지금 이 이야기를 펼치는 바로 이 순간이 감정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계를 지킬 수 있는 첫 번째 연습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냥 말해도 괜찮아요.
우리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