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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큐레이터 Oct 16. 2024

읽는 건 자유, 아는 건 권리

회사 사용설명서

최근 어떤 제품을 구매하든

'취급 시 주의 사항' '사용방법'과 같은 사용설명서나 리플릿 등이 동봉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하다 못해, 아주 작은 반지 하나를 사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 지가 적혀 있고


누가 봐도 알 법한

얼굴 크림이나 헤어스프레이에도 사용방법이 적혀 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을까?


읽지 않는 건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다.

누군가가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 작은 종이쪼가리를 읽음으로써

나에게는 작은 권리가 생긴다.




이 말을 소싯적 매장에서 근무할 때, 정말 많이 했던 말이었다.

(웃음)


커피 머신을 판매하던 곳이었는데,

소중한 목재 가구 위에 커피 머신을 올려두었다고 하셨다.


커피 머신에서 물이 나와서 가구가 망가졌다며

얼토당토않은 컴플레인을 걸어온 고객에게



"고객님, 머신에서 물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은 사용 설명서에도 기재되어 있습니다."

"아니, 세상에 사용 설명서를 누가 읽어? 판매할 때 다 설명해 줘야지!"

'제품 구매하실 때, 꼭 확인해 주십사 안내드리고 있습니다. 사용 설명서를 읽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입니다.'


이 말이 억지스럽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정말 그랬다.

본사의 매뉴얼이었다.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사용설명서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어설픈 한국어로 번역된 글이라 알아보기 힘들까 싶은 마음에,

나는 낱장으로 사용설명서를 제작해서 배포하기도 했다.





나는 활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제품 박스 옆에 적혀 있는 표기 사항도 읽는 편이다.


샤워할 때, 샴푸 뒤에 적혀 있는 전 성분을 읽기도 한다.

(웃음)


아무튼.


모두가 그렇진 않을 테니

읽어두면 큰소리칠 수 있는 사용설명서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조금은 읽어보고 싶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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