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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생경함에 대한 경외

by 쿤스트캄 Jan 07. 2025

질투가 났다


친구의 보라색 구슬이 달린 머리끈이 탐이 났고

친구가 가족과 함께 다녀온 미국여행 필카 사진 속 모습이 부러웠고  

남매가 행글라이더를 타고 보았던 자연경관에 대해 늘어놓는 감상을 따라 하고 싶었다


브랜드 히스토리조차 모른 채 열에 아홉은 들고 다니던 명품가방에서 명품지갑을 꺼내 결제하고 싶었고

커스터마이징 음료를 마시며 모은 스타벅스 스티커를 포도알 칭찬스티커 모으듯 모아 모아 다이어리를 빠르게 얻고 싶었다


봉사활동하던 뮤지엄에서 하던 전시의 문화상품 중 하나인 귀걸이를 착용하며 조용하게 드러내고 싶었고

초충도나 기사계첩의 한 장면이 담긴 클리어파일에 영문으로 된 에세이를 은근하게 담아다니고 싶었다


그렇게 점점 스며들었다 나도 모르게 문화엘리트주의에 잠식됐다


시간이 지났다 내가 명품이 되려면 내가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했다 나의 문화에 나의 양식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소스라치게 놀라지는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행하지 않았으니까


물건이든 사람이든 소유욕에 의한 질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당시 그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시간에 잡아 먹혀 시간에 쫓기듯 하루하루를 살았을 테다


고요하게 바라보고 생각하며 표현해 내는 것을  매일매일 되뇌며 지내는 지금 나는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부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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