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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타인 Head 4 18화

감정의 중심을 잡기

4.5-5.5

by 타인head


예전에 '효리네 민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효리가 아이유에게 “너는 무엇에 집착하니?”라고 물었던 장면이 있었다. 아이유는 잠시 생각하다가 “평정심에 집착한다. 평정심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면 기분이 안 좋아진다”라고 답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도 크게 공감했던 기억이 있다.

강연을 하거나, 사람들을 자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들, 혹은 일상 속에서도 내 감정이 지나치게 올라가 있으면 상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또 누군가와 대화할 때 내 목소리가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전달되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적당한 감정의 선은 어디일까? 내가 내린 답은, 감정의 눈금을 4.5에서 5.5 사이로 맞추는 것이다. 너무 가라앉지도 않고, 너무 뜨겁지도 않게. 그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나에게는 내 감정의 중심을 잡는데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늘은 학교 선생님들의 초대를 받아, 200명이 넘는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오늘 나는 감정의 중심을 잘 잡았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금은 들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든다.

전달하고 싶은 정보가 많았고, 사람들이 그것을 잘 받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정보라는 사실을 꼭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의욕이 앞서, 오히려 내 감정의 균형이 흔들린 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다시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게. 감정의 눈금을 4.5와 5.5 사이에 두고, 담백하면서도 진심이 닿게 살자. 그리고 그렇게 일에 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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