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사는 게 그렇죠
날씨: 맑음
최고기온: 21도
최저기온: 6도
이불속에서 뭉그적거리며 기지개를 켜다가
아침부터 재수 없게 쥐가 났다. 발과 종아리가
아파오며 정신이 확 깬다. 굳이 세수를 안 해도
잘만 정신이 들 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있는 자동차정비기능사 필기 책을 책장에 꽂는다. 나는 인천기계공고에 입학했다.
그다지 성적도 좋지 않지만 기계에는 관심이 있었기에
공고를 들어갔다. 학교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실습도 재밌고 모든 게 좋았다. 잘 입학한 것 같다.
아무튼, 책상 위에 있는 FM라디오에서 9시를 알려준다.
나는 벌써 그렇게 시간이 갔나 하며 탁상시계를 봤다.
탁상시계는 배터리가 수명이 다 떨어져 5시 46분에
멈춰있었다. 뭐 그래도 시계는 하루에 2번은 맞으니까
그냥 그렇게 사는 거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데 미숙하게 해도
어떨 때는 맞는 때가 있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시계와 같아지면 안 된다
시계처럼 우리는 하루하루 마다 수명을 닳아가며
그 시간마다 똑같이 움직이고 먹으며 똑딱똑딱
분침과 시침처럼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우리는 시계가 아니라 인생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다. 시간 속에서
분침과 시침과 같이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
나비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아름답게 수명을 끝내야 한다.
인생은 그렇게 사는 거다.
그래야 화려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