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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후두부 융기
(후두부 융기 절제술)
by
큰 숨
Dec 25. 2024
고3 겨울방학즈음...
언젠가부터 뒤통수가 참을 수 없이 아팠다.
손으로 후두부를 만져보니 뽀죡하게 무언가 만져졌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머리뼈가 자라고 있다고? ’
공포스러웠다.
그때부터였을까?
특별히 무얼 하지 않아도 뒤통수가 계속 아프게 느껴졌다.
그리고 딱딱한 곳에 뒤통수가 닿으면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마주해야 했다.
『고대 OO병원 신경외과 진료실』
“ 어디가 아파서 왔어요?”
“ 뒤통수가 너무 아파요. 딱딱한 곳에 닿으면 끔찍해요”
“ 일단 검사부터 하고 다음 진료일에 결과를 볼게요”
잔뜩 겁을 먹고 갔는데 첫 진료는 별거 없었다.
내 뒤통수를 만져보고 각종 검사 후 검사 결과를 들으러 오라고 했다.
X-ray, Brain CT, 각종 피검사를 했던 거 같다.
< 검사결과 보는 날 >
“ 음.... 많이 아파요?”
“ 네.....”
“ 그럼 수술하면 돼요. 간단하니까 부분마취해서 그 부분을 갈아내면 돼요”
“ 네!?”
‘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한다고?’
의사 선생님은 별문제 아니라는 듯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하면 된다고 했다.
난 그때 수술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당장 이 공포스러운 걸 없애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분명 수술이니까 설명을 해줬을 텐데 내 머릿속에는 설명의 기억은 온데간데없고 수술실에서의 경험만이 남아있다.
< 수술 당일>
당일 수술 당일 퇴원이라고 했다.
입원실에 입원하자 입원안내를 간호사 선생님이 해주셨다.
그리고 잠시 후,
"
수술 부위가 뒤통수라서 바리깡으로 머리카락을 밀어야 해요 "
" 네!? 머리 전체를요? "
" 아니요. 뒤통수 부분 머리카락만 자르면 돼요. 환자분 머리카락 기니까 나중에 가려질 거예요. "
" 네... "
윙```` 바리깡소리와 함께 무참히 잘려 나간 머리카락들이 바닥에 나뒹군다.
기분이 오묘했다.
‘ 괜찮아. 머리카락은 또 기르면 돼. 그리고 지금은 머리카락이 기니까 가릴 수 있다고 했어. ’
수술준비는 속전속결.
수술복으로 환복 후 링거를 팔에 맞고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향했다.
너무 긴장한 탓에 몸이 떨려왔다.
병원의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방이라고 적혀진 곳에 도착하고 몇 가지 확인을 거쳐
번호가 적힌 수술방에 도착했다.
“ 환자분! 휠체어에서 일어나서 수술대에 엎드려 누우세요”
하얀 천장과 벽.
나를 기다리는 간호사인지 의사인지 모를 사람들.
한기가 느껴지는 낮은 온도의 수술방
TV에서나 보던 수술방을 직접 눈으로 보니 괴리감이 느껴졌다.
“ 이름이 뭐예요?”
“ 큰 숨이요.”
“ 팔찌 확인할게요”
요즘에는 이름, 생년월일, 팔찌를 여러 번 확인하지만 24년 전만 하더라도 이름과 팔찌 정도 확인했던 거 같다.
어쩌면 다 확인했는데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것 일 수도.
“ 자! 이제 마취할 거예요. 주삿바늘 들어갈 때 좀 아파요 "
“ 네..”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겁에 질려 겨우 대답했다.
여러 차례 머리에 주삿바늘이 꽂힌다.
주사를 맞을 때마다 온몸의 세포가 삐쭉삐죽 날이 서는 느낌과 함께 공포감은 배가 된다.
“ 환자분 아파요?”
마취가 된 것을 확인하는 듯 수술 부위를 만지며 내게 묻는다.
“ 아니요”
만지는 느낌은 둔탁하게 들었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그렇게 수술이 시작되었다.
“ 서걱서걱...윙~~~~~”
소리가 들린다.
괜히 눈물이 흐른다.
‘ 그냥 아파도 참을 걸 그랬나? 괜히 수술한다고 했나...’
오만가지 생각이 나를 사로잡는다.
갑자기 통증이 밀려온다.
“ 엉엉엉... 아파요...엉엉엉..”
“ 아파요? 마취 더 할께요. ”
나도 모르게 몸이 들썩거려진다.
“ 환자분 움직이면 안 돼요. 마취 더 하니까 조금 더 참아요”
‘ 얼마나 흘렀을까..? 제발 빨리 끝났으면... 이 공포스러운 공간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간호사 목소리가 들려온다.
“ 환자분 다 끝났어요. 이제 병실로 갈게요. 일어날 수 있어요?”
얼마나 기다렸던 말인가?
부분마취라서 정신이 멀쩡했는데
수술할 때 의사와 간호사의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들이 오고 가고 내 귓가에 맴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라 더 공포스러웠을까?
내가 알아들었다면 덜 공포스러웠을까?
기계 소리와 알 수 없는 말들로 가득했던 그 시간이 나를 공포스럽게 만들며 그렇게 끝이 났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수술이었다.
지금도 두피를 만져보면 수술자국으로 추정되는 피부가 만져진다.
그리고 그날이 생각난다.
뭐 회복 후에는 딱딱한데 누워도 아프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아프지 않았다.
다만, 수술한 곳 두피의 모질이 변해서 돼지머리처럼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이 날뿐..
『 의학정보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사진출처: 유튜브 Dr. Baek_H 성형외과
후두부 융기
란, 후두골 후면의 거의 중앙에 있는 돌출부로서 항인대가 부착한다. 이 부위는 후두부 근육의 발달과 더불어 강화되며 일반적으로 사지동물이나 원숭이에서는 잘 발달되었지만 인류에서는 비교적 작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융기가 크다.
*치료법:
머리두피 절개 후 해당 부위를 갈아낸다.
*** 질병정보를 찾아봤는데 후두부융기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었다.
질병정보에 대해 더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로 정보공유 부탁드립니다.^^
keyword
머리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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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진단명
01
후두부 융기
02
갑상선기능 항진증
03
편도선염
04
PSVT(발작성상심실성빈맥)
05
우측난소 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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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자녀이자, 직장인이며, 큰 숨으로 살면서 겪었던 이야기들과 상상속의 일들을 글로 풀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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