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Fool (자유) -
"세상이 좋아하라고 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이
네 영혼을 살아있게 한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내담자님, 안녕하세요.
엘리엇의 야매타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타로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건 아니지만, 제가 가진 타로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이나마
저를 찾아주신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 만나게 되었어요.
오늘의 인연이 내담자님께 작은 마음의 위로가 되시길 바라요.
그럼 마음을 차분히 하시고, 오늘의 카드를 한 장 뽑아보세요.
아, Fool 카드를 고르셨네요.
이 카드는 타로의 메이저 카드 중 0번에 해당하는 '모든 여정의 시작'을 의미해요.
이 카드가 나왔다는 건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거라는 걸 암시하죠.
한 남자가 가벼운 짐과 하얀 장미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보면서 절벽을 걸어가고 있어요. 어딘가 설레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떠나가는 모습이네요.
혹시 새로운 직장이나 학업 또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신가요?
모든 시작은 두려움을 동반하죠. 이 길이 맞을까, 여기에서 과연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함이 몰려오는 때이기도 할 거예요. 이 카드 아래쪽의 하얀 개처럼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그 길로 가지 말라고 말리는 주변 사람들도 있어요.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어 보이는 선택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도전 없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는 어려워요.
잠깐 제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저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어요. 사실 아직도 그래요.
그래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꽤 오랜 기간을 어디에도 움직이지 않고 비슷한 일을 계속했어요.
요즘은 참 드문 일이죠? 그래도 다행히 깊이 파고드는 성향의 제 적성과 맞았던 일이었던 덕분에 15년 이상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객과 직접 만나서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콘셉트를 제안하는 일이었는데,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오랜 고민이 필요했죠.
깊은 고민만큼 남다른 시각에서 방향을 제안할 수 있어서 힘들어도 끝내고 나면 마음속에서 차오르는 보람이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게 다른 조직으로 옮겨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어요. 아마 평소의 저라면 단번에 거절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때는 조금 생각을 해보겠다는 말이 나왔어요. 왜 그랬을까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오랜 시간을 비슷한 환경에서, 동일한 조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참을 수 없는 되돌이표의 함정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해야만 하는 모험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런 결정이 처음부터 좋았냐고요? 아뇨. 그동안 함께 해 오던 안전한 둥지를 벗어나 낯선 곳에서 시작하는 하루는 사실 쉽지 않았어요.
출근하는 시간과 장소, 상사와 후배, 동료가 달라졌어요. 사람들과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모든 화법이 바뀌는 기분이었어요. 맨 땅에서 구르는 것 같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네요.
하지만 그곳에서 저는 새로운 세계를 만났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접하고,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기회를 발견했어요. 처음 새로운 곳에서 한 발을 내디뎠을 때는 금방이라도 절벽에서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아주 조금씩 주변을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지 몰라요. 저는 1년 이상 이리저리 헤맸거든요. 아마 내담자님은 저보다는 훨씬 일찍 적응하실 거예요.
중요한 포인트는 '시작'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거예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시작하는 용기를 내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길 바라요.
내담자님께는 The Fool 카드의 인물이 입고 있는 다채로운 색의 옷처럼 다양한 가능성이 있어요. 내담자님이 좋다고 생각하는 일을 시작하고 꾸준히 그 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 나를 알아봐 줄 누군가를 만날 거예요.
제가 아는 삶의 진실은 그거였어요. 사실 누군가에게 대단하게 인정받을 필요도 없어요.
회사가, 학교가, 세상이 나를 인정해 줘야만 나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느끼는 생각은 버려도 괜찮아요.
우리는 각자가 좋은 길을 가고, 그 길의 여정 안에서 우연히 지나치기도 하고 마음이 맞는 동료를 만나기도 하면서 계속 새로운 길을 찾아나가면 돼요.
그 길의 시작에 있는 내담자님께, 저 엘리엇이 따뜻한 응원을 보낼게요.
누군가의 눈치도 보지 말고 그저 즐겁고 충실한 하루를 만들어가시길요.
다음 시간엔 또 다른 카드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