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
만화를 보면 소개는 거창하지만 주인공 무리나 적들에게 쉽게 제압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 무리가 일류이고, 그 주변인들이 이류라면 아마 이런 사람들이 삼류일 것이다. 주인공 무리를 돋보이게 해주는 비중이 크지 않은 단역 정도.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대학시절의 전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업종이 두 번 바뀌고, 지금은 전공과 다른 일을 하지만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주인공을 자처하기에는 염치가 없고, 후하게 쳐줘 이류는 됐다고 하고 싶지만, 삼류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단순히 겸손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다.
나로서는 생각해보지 못한 사고방식으로 비슷한 나이와 경력에도 눈부신 성과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 나는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다.
그들의 성공담을 수없이 들어도 쉬이 따라 하기 힘든 것은 삼류의 한계일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만화를 보면 소개는 거창하지만 주인공 무리나 적들에게 쉽게 제압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쉽게 이야기에서 퇴장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하고, 때론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나는 삼류인 나를 사랑한다.
내가 삼류인 나를 사랑한다 고백하는 까닭은
자의식과잉 정신승리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눈부시진 않아도 오늘도 반짝이며 각자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나간 나와 같은 모든 이들의 삶을 존중하고, 애정하기 때문이다.
오늘이 어제가 되고, 내일이 오늘이 된 이 시간
어디서 끝날지 모르는 이 이야기를 여기까지 함께해 준 분들도 마음을 담아 애정한다 말하고 싶다.
이곳에서 돌아가는 당신의 입가에 엷은 미소와 평온한 마음이 함께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