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제를 잡아야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을지 생각했다. 어떤 장르를 써야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했다. 창작을 하고 싶기도 했는데, 어느 하나 제대로 붙잡고 쓰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소설, 시, 희곡 등 이것저것 쓰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창작의 고통에 빠져 또다시 꾸준히 글쓰기가 소홀해질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중구난방으로, 떠오르는 그대로, 평소 품었던 날것의 생각을, 그냥 쓰려고 한다. 우연의 힘을 빌려 그냥.
우리는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단어를 마주한다.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낼 때가 더 많지만 가끔 우연히 들은 단어가 마음에 꽂히거나 혀끝에서 맴도는 경우가 있다.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런 단어들을 붙잡고 싶어졌다. 과연 우연일까 싶어서. 혹은 필연일까 싶어서.
앞으로 [우연사전]이라는 주제의 글은 위와 같이 우연히 마주친 하나의 단어를 선정한 후 표준국어대사전 뜻을 소개하고, 나의 생각이 녹아든 문장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단어가 멀리 떠나지 못하도록 필연한 문장으로 단단히 붙잡아 나만의 사전으로 엮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