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단어로 필연한 문장을 씁니다.
동사
1.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다.
회복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무언가 다 소진되어 버린 듯한 기분이 들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힘이 나지 않는 한계에 도달할 때. 그럴 때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회복한다는 것은 비어있는 걸 채워간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원래라는 것은 어떤 상태일까. 당연하고 고유한 상태, 즉 흔히 말해 디폴트값이라고 많이들 말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의 원래 상태를, 삶의 기본값을 지키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원래보다 못한 상태에 허우적거리다, 까치발을 들고 겨우 헐떡이며 숨을 쉬는 것처럼 살아간다. 그건 회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작은 틈이자 발버둥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회복의 시간은 항상 필요하다.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었을 때, 바닥까지 주저앉아 버렸을 때, 내가 0이 되었을 때가 아닌, 기본값을 벗어나는 사소한 순간에도 회복은 필요하다. 회복은 새로운 것을 채어가는 것이 아닌, 원래의 ‘나’로 되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함 혹은 고유함이라는 상태의 유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당연함과 고유함을 지키지 못한다. 당연함과 고유함을 충전된 에너지이자 소진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기에.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이 다 소진된 후 채우는 행위를 회복한다고 생각하는 사고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은 회복이 필요한 시간을 미루거나 놓친다. 하지만 회복한다는 것은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것이다. 회복의 시간에 인색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잠을 자러 침대로 가는 것과 다름이 없는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