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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리뭉실 Oct 16. 2024

[우연사전]: (2) 필연

우연히 발견한 단어로 필연한 문장을 씁니다.

필연(必然)

명사

1. 사물의 관련이나 일의 결과가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

부사

1. 틀림없이 꼭.




필연이라는 것은 필연일까. 어쩌면 필연은 우연의 누적이 아닐까.


앞서 우연을 다뤘으니, 필연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다. 우리는 언제 필연이라는 말을 쓸까. 생각보다 우연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흘러가듯 많이 쓰지만 ‘필연’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되새겨보면 나는 ‘필연’을 입 밖으로 꺼낼 때만큼은 마음속 깊은 곳에 결연한 무언가가 있다. 감히 필연을 말할 수 있는 용기이자 믿음, 그 무엇이든.


필연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든, 필연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괜히 인과관계가 더 단단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 견고한 힘은 관계에 대한 확신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연결된 관계가 끝까지 지속되길 바라는 희망일 수도 있다. 필연이 우연일지라도 우연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그렇게 굳게 믿는 것처럼.


그만큼 필연을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나의 인생에서 필연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든 간에 필연의 대상이 있다는 건 그만큼 그 대상을 사랑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필연은 이어져 있는 관계에 대해 깊은 신뢰가 동반되어야 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대상이기 때문이다.


필연한 것들을 계속해서 쌓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나의 삶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사랑하는 대상들이 많아지는, 그런 삶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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