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무언가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은 결국 이미 시작했다는 뜻이자 분명히 끝도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지속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기간’에 대한 고뇌일 수도 있지만 어디가 ‘끝’ 일지 짐작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무슨 일을 시작하든 지속성에 대해 크게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끝이 보이는 일들을 위주로 해왔으며 무엇을 하든 마무리만 책임감을 가지고 잘하자라는 마인드로 살아왔다.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성격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얼마나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미리 고민하지 않고 어느 순간 도저히 못하겠다는 마음이 번뜩 튀어나오면 과감하게 그만둔다.
그러다 문득 지속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면서 시작과 끝이 명확한 게임 퀘스트를 한 단계 한 단계 깨고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데, 더 이상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에는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고 보이지 않는 혹은 없을지도 모르는 종착지까지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해졌다.
그래서 과거를 되돌아보며 지속의 힘은 어디서 오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목표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목표가 지속의 과정이 마무리되는 종착지이자 지속성의 원동력인 셈이다. 지속성이 힘을 잃을 때, 의도적으로 새로운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