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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의 무게

나를 지키기 위한 ‘미움받을 용기’

by 서랍 안의 월요일

오늘 회사 입사동기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나는 남에게 욕먹는 게 너무 싫어서

평소 말과 행동을 조심하거든?

그런데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때로는 너무 힘들어.”


그 친구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배려 깊게 대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모두가 좋아하고, 칭찬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친절을 유지하느라 지치고 있었다.


나는 이런 경우를 볼 때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어릴 때부터

“예쁘게 행동해야 한다”,

“싫은 티 내지 마라”,

“남에게 피해 주지 마라”는 말속에서 자란 사람들.

그래서 결국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불편해도 괜찮은 척하고,

참아내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들.


그들은 타인을 실망시키는 일을 두려워한다.

미움받는 순간,

자기 존재가 흔들릴 것 같은 불안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맞추려고 하다가

결국 가장 중요한 사람인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사람일수록

가장 많이 상처받는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의 무게가

자기 마음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가르친다는 건 무엇일까.

사실은 미움을 사라는 뜻이 아니라,

자기를 먼저 존중하는 용기를 가지라는 뜻이다.


우리가 분명히 알려줘야 할 것은 이것이다.

누군가에게 미움받는다고 해서

당신의 가치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의 기대를 다 충족시키며 살 수 없다.

때로는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건강한 방식이다.


착한 아이 증후군에서 벗어난다는 건

거칠어지는 것도, 차가워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를 지키는 경계’를 만드는 일이다.

그 경계가 있을 때

진짜 친절도, 진짜 배려도 지속될 수 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그저 나의 마음을 소모하지 않는 방식으로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그게 내가 친구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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