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에서 시작되는 건강한 직장 관계
지난 주말, 오랜만에 회사 동기들과 저녁 자리가 있었다.
서로의 근황을 묻다가 한 동료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연차도 좀 쌓이고, 일도 이제 어렵지 않아 졌는데.. 지금 지사에는 친한 사람이 없어서 가끔 외롭더라.”
그 말이 괜스레 기억에 남았다.
직장에서의 ‘외로움’은 이상한 감정이 아니다.
일은 익숙해졌지만, 관계는 여전히 어색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색함을 ‘문제’로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굳이 회사 사람들과 친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회사에는 말수가 많은 사람도 있고,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상대의 속도가 다른데 굳이 내가 먼저 다가가고
자꾸 이야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사람 사이의 간격은 억지로 좁힌다고 줄어드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두었을 때 그 간격은 결국 가까워진다.
직장에서 중요한 건
친밀함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적당한 거리다.
너무 멀어도 문제지만, 너무 가까워져도 오히려 감정의 소모가 커진다.
회사라는 공간에서는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의 경계가 종종 흐려지곤 한다.
그 선을 분명히 하는 것이
오히려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사실 진짜 성장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가 아니라 혼자일 때 조용히 시작된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에게 필요한 속도를 찾고,
내 마음의 여백을 채우는 시간.
그 고요한 순간들이 우리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든다.
일하다가 문득 찾아오는 외로움 또한
내 부족함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 감정을 억지로 지우려 하기보다 그저 받아들이고지나가게 두면 된다.
회사가 모든 관계의 중심이 될 필요는 없다.
직장은 일하러 가는 곳이지
정서적 소속감을 억지로 채워야 하는 공간은 아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싶다.
“외로워도 괜찮아.
가까워질 사람은 억지로 찾지 않아도
어느 날 네 옆에 자연스럽게 와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