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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처럼 변하는 사이에서도 괜찮아

짧은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 사이에서

by 서랍 안의 월요일

오늘은 유난히 공기가 차가웠다.

문득,

가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엽의 색을 충분히 느끼기도 전에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

아쉽기도 하고, 이상하게 반갑기도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도

계절과 참 많이 닮아있다.

어떤 관계는 봄 혹은 가을처럼

짧게 스쳐 지나가고,

어떤 관계는 겨울처럼 차갑지만

그 속에서 묘하게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금방 친해지는 ‘봄‘ 같고,

누군가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겨울‘같다.

어쩌면 우리는

그 차이를 문제라고 생각해서

불필요하게 지쳐가는 건 아닐까.


하지만 계절이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사람의 온도가 다른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모두가 따뜻할 필요는 없고,

모두가 오래 남을 필요도 없다.

금방 스쳐 지나가는 같은 낙엽 같은 사람도,

차갑지만 예쁘게 내리는 눈이 따스한

겨울 같은 사람도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다.


중요한 건

그 변화 속에서 너무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관계가 금방 멀어진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어떤 사람이 차갑다고 해서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다.


계절을 바꿀 수 없듯,

사람의 마음도 억지로 바꿀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각자의 온도를 인정해 주고

내가 머무를 곳을 천천히 찾아가는 일뿐이다.


짧게 지나간 가을이 아쉽더라도

겨울이 찾아오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관계도 그렇다.

멈춰 있는 듯 보여도

우리는 늘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늘도 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열심히 하루를 보내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지금이 어떤 계절이든 괜찮아요.

계절은 변하고, 마음도 변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충분히 잘 버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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