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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피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날카롭게 반응하는 사람들의 심리

by 서랍 안의 월요일

오늘 회사에서 작은 충돌이 일어날 뻔했다.

최근 인사이동으로 외부 지사에서 새로 온 분에게

옆자리 팀원이 정중하게 자료 요청을 했는데,

돌아온 답은 꽤 날카로웠다.


“그때 저는 그 지사에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일입니다.”


말투는 짧았고, 표정은 굳어 있었다.

자칫하면 팀끼리 부딪히는 상황이 될 뻔했지만

다행히 잘 수습되었다.

나는 순간 화가 났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사람이 오히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감도 없고,

늘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태도.

자기 탓은 절대 하지 않으면서

모든 상황을 방어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그 밑바탕에는 어떤 심리가 있을까.


대체로 이런 행동은

‘두려움’과 ‘피해의식’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순간

자존감이 무너질까 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상황을 끊어내고 빠져나가려 한다.

그게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늘 손해 보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사소한 요청도 ‘나를 공격하려는 말’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정중한 말에도 날이 선 반응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

어떻게 내가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나는 몇 가지 태도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첫째, 감정이 아닌 ‘사실’로 이야기하기.

방어적인 사람은 감정에 쉽게 반응한다.

그래서 말투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이 부분은 이전 담당자 처리 내용 확인 차원에서 요청드립니다.

현재 상황에서 선생님이 확인해 주시는 부분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둘째, 선택권을 주기.

“혹시 금요일이 어렵다면 가능한 날짜를 알려달라”라고 말하면

상대는 ‘통제권’을 느끼고 방어를 풀게 된다.


셋째, 거리를 두고 대응하기.

이런 유형은 가까워질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적당한 거리에서 간결하게 요청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안정적이다.


우리는 종종

상대의 공격적인 반응에 상처받고 화를 낸다.

하지만 조금만 물러서서 바라보면

그 사람은 생각보다 더 많은 두려움 속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걸 이해한다고 해서

모든 걸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이해는 관계의 충돌을 줄이고

내 감정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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